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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IS 팔미라 장악, 시리아 내전 판도 흔드나
"IS, 시리아 국토 50% 점령"…'3면 초가' 정부군 열세 뚜렷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고대유적 도시 팔미라를 장악함에 따라 5년째 이어진 시리아 내전의 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아 정부군은 21일(현지시간) 중부 홈스 주의 타드무르(고대 명칭은 팔미라)에서 IS와 1주일에 걸친 교전 끝에 완전히 철수했다.
이로써 IS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팔미라 고대유적은 물론 시내 전역과 악명높은 타드무르 교도소, 정부군 기지 등을 모두 손에 넣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날 IS가 팔미라 유적을 파괴했다는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는 아직 없다고 밝혔지만 IS가 이라크 북부 점령지의 유적들을 파괴하고 이를 선전한 전례를 볼 때 팔미라도 같은 운명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IS의 팔미라 점령은 세계 문화유산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주목을 끌지만 내전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도 상당하다.
반정부 성향의 현지 활동가들을 인용하는 SOHR는 이날 IS가 팔미라 시내를 완전히 통제함에 따라 시리아 국토의 50%를 점령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팔미라는 거주지역이 거의 없는 광대한 사막 가운데 있는 도시라서 '국토 50% 점령'이란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없다. IS의 시리아 점령지는 동부와 북부에 집중됐으며 이 지역은 사막이나 산악으로 대도시들은 정부군이 주로 장악한 서부에 몰려있다.
이번 점령은 IS가 인구가 많은 도시를 정부군과 직접 교전을 벌여 장악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IS는 시리아의 락까와 데이르에조르, 알레포(일부) 등의 도시를 점령해왔지만 정부군이 아닌 반군으로부터 빼앗았다.
아울러 이번 공격은 IS가 동부의 유전지역인 데이르에조르 장악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IS는 지난 14일 정부군이 장악한 데이르에조르시 서쪽 마을인 알수크나를 장악하고서 팔미라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ISW에 따르면 알수크나는 팔미라와 데이르에조르를 잇는 도로 가운데 있어 이 지역을 IS가 점령함에 따라 데이르에조르 서쪽에 남은 정부군 주둔지를 고립시키는 효과를 냈다.
ISW는 IS가 팔미라 장악 이후 데이르에조르 서쪽의 알슐라 마을과 정부군 137 여단 기지를 공격해 동부 점령지를 공고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밖에 팔미라는 중부 대도시 홈스와 수도 다마스쿠스로 이어진 도로의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정부군 또는 반군과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군이 팔미라 탈환 또는 고립된 데이르에조르 서부 기지에 병력을 증강할 것으로 보이며 이런 병력 재배치는 반군과 형성한 다른 전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부군의 통제에 있는 지역은 남부에 위치한 수도 다마스쿠스와 중부 홈스, 하마, 서부 지중해 연안도시 라타키아, 타르투스, 북부 알레포(일부) 등이다.
현재 정부군의 전선을 크게 보면 북부와 남부에서는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JN)과 서방이 지원한 자유시리아군(FSA) 등과 싸우고 동부에서는 IS와 대치하게 됐다.
최근 정부군은 북부 이들리브에서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JN)이 주도한 반군 연합인 '제이쉬 알파트흐'(정복군)에 패퇴했으며, 반군 진영은 남부 다라에서 반군이 전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정부군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지원으로 레바논 접경 지역인 콸라문에서 알누스라전선을 격퇴했다.
따라서 '3면 초가'격인 정부군이 팔미라와 데이르에조르에 전력을 집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정부군은 전날 팔미라에서 철수하면서 교도소의 수감자들을 다마스쿠스로 이송했으며, IS는 교도소에 있던 바샤르 아사르 대통령 사진을 태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고 교도소에 남은 수감자들을 석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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