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생각만 버리세요" 탄금대교 '자살다리' 오명 벗는다
다리 난간에 자살 예방 문구…충주시 27일 '생명의 다리' 조성식
(충주=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물에 생각만 버리고 가세요."
충북 충주에서 투신자살이 가장 많은 다리인 옛 탄금대교가 시민 염원을 모아 '생명의 다리'로 거듭난다.
충주시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오는 27일 중앙탑면 옛 탄금대교에서 '생명의 다리' 조성 기념식을 한다고 21일 밝혔다.
탄금대교 상하행 양쪽 난간 등에 자살 예방 문구를 붙이고, 위급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의 연락처도 부착한다.
기존 교량에 생명 존중을 주제로 한 스토리를 입혀 자살의 유혹에서 벗어나 삶의 희망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할 계획이다.
충주는 호반의 도시답게 다리가 많다. 그러다보니 곳곳에서 투신자살도 빈번하다. 소방당국 통계로는 최근 10년간 충주에서는 옛 탄금대교에서 투신자살이나 시도가 가장 많았다.
이번 행사는 충주시 보건소와 충주 경찰서, 충주 소방서, 충주시 정신건강증진센터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자살예방 문구는 시민 공모를 거쳐 선정했다.
문구에는 사랑과 애정, 희망이 묻어난다.
"엄마야, 저녁은 먹었어?", "물에 생각만 버리고 가세요", "사랑한다..내 새끼..", "누군가에게 소중한 당신"….
충주시 정신건강증진센터 남범우 센터장은 "소중한 생명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리자는 뜻에서 이 사업을 기획했다"며 "죽음을 너무 가볍게 여기거나 죽음이란 주제를 금기시하지 말고 진지하게 논의하는 사회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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