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성혜미 김아람 기자 =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21일 "국적 크루즈가 외국 크루즈와 대등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외국 크루즈에 허용되는 카지노가 국적 크루즈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적 크루즈를 취항하면 경제적 낙수 효과가 크다"며 "내국인 선상 카지노 출입 추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서와 협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세월호 사고 이후 단절된 인천-제주 여객선 항로에 관심을 보이는 선사가 있어 이르면 올 연말 항로가 다시 열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유 장관과의 일문일답.
-- 장관 취임 후 두 달 정도 지났는데 소회는.
▲ 취임 이후 각 지역 항구 중심으로 현장을 다녔다. 막연히 알던 것을 정확히 알게 되고, 몰랐던 것도 알게 됐다. 정책에 대해 국민이 수요자 입장에서 하실 말씀이 많다고 느꼈다. 현장에서 얻은 해답을 토대로 현실에서 동떨어지지 않는 좋은 정책을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래도 취임 후 달성한 의미 있는 성과로 꼽는 분야가 있는지.
▲ 취임하면서 선정한 15개 핵심 성과 목표 중 이미 하나를 달성했다. IUU(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 즉 예비 불법어업국 지정 해제다. IUU 상태로 있으면 수산물 수출이 막히고 국가 이미지가 추락한다. 우리나라가 과잉 어업으로 미국과 EU(유럽연합)로부터 각각 예비 불법어업국으로 지정됐다가 지난 2월과 4월 해제됐다.
이를 위해 원양산업발전법을 제정하고 서아프리카 수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을 감축해 어획량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했다.
-- 세월호 사고 관련 앞으로의 후속 조치 계획은.
▲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세월호 인양과 피해자 배상·보상 주무부서로서의 역할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지난 14일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세월호 후속조치 추진본부'를 발족하고 그 밑에 '세월호 선체인양 추진단'과 '배상 및 보상 지원단'을 만들었다.
인양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하고 신청서를 받는다. 이를 평가단이 검토해 업체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선정 작업이 한 두달 정도 걸리고 이후 선정된 업체가 약 석달 간 설계 등을 한다.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실제 수중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고 내년 9∼10월 인양 완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 착수한다고 하는데.
▲ 특별법은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한 사회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국민적 염원을 담아 여야 합의로 제정됐다. 앞으로 특조위가 활동하면서 문제 있는 부분을 의논해 보완하면 될 것으로 본다. 공표되고 시행에 들어간 시행령 틀 안에서 특조위가 진상규명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세월호 사고 이후 단절된 인천-제주 여객선 항로는 언제쯤 다시 열리나.
▲ 현재 인천-제주 항로에 화물선 2척이 다니고 여객선은 운항하지 않는다. 최근 여객선 운항에 일부 선사가 관심을 보여 접안시설 확보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하는 상황이다. 사업자 선정 등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쯤 재개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 국적 크루즈 운항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 선사가 있나.
▲ 가능성을 모색하는 업체가 있다. 3∼4개 회사와 협의하고 있다. 각 업체가 단독으로 신청할 수도 있고 외국과의 합작투자 형태로 신청할 수도 있다. 올 연말까지는 회사가 1∼2개 정도 설립될 것 같다.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국적 크루즈 운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한다.
-- 크루즈 선박으로 어떤 배를 들여올 예정인가.
▲ 출항 항구에서 어느 정도 모객할 수 있는 지 보고 그에 맞춰 알맞은 선박을 투입할 예정이다. 선박 규모는 3만t, 5만t, 7만t 등이다. 조선소에서 배를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세계 시장에 나와있는 일본, 카리브해, 지중해 등의 선박을 데려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외국은 항구 조건이나 문화가 우리나라와 달라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면 크루즈 선박에 찜질방이 있으면 사람들이 많이 갈텐데, 외국 선박에 찜질방을 넣으려면 시설을 개량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 국적 크루즈 선상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 현재 외국 크루즈만 우리나라에 다닌다. 대등한 경쟁력을 조성하려면 외국 크루즈에 허용되는 카지노 역시 대등한 경쟁조건을 위해 국적 크루즈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적선으로 크루즈를 취항하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낙수 효과가 매우 크고 카지노를 허용하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사행성 조장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는 실제 주관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서와 협의할 예정이다. 조만간에 문체부 장관과 만나 의논도 하기로 했다. 많은 분이 반대하는 상태에서 추진할 수는 없다.
-- 선박공동투자제 도입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것 같다.
▲ 기재부와 협의 중이다. 선박공동투자제는 단순히 노후 여객선을 현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 조선업을 활성화할 계기여서 꼭 필요하다. 해양 안전을 위해 국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므로 기재부를 더 설득하고 우리 부처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결집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 수협 사업구조 개편은 어떤 형태로 이뤄지나.
▲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분리하는 형태로 하려고 한다. 수협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은행으로는 바젤Ⅱ에 맞춘 재무구조를 갖췄는데 내년 말까지 더 엄격한 기준인 바젤III에 맞는 재무구조를 갖추도록 기재부, 금융위와도 논의 중이다.
--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산업 피해 대책은.
▲ 수산물 시장 개방을 최소화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산물 개방이 많이 된 상황이다. 수산업 분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단을 만들어 피해 보전대책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수산물 시장인 중국 시장이 열리는 것에 맞춰 수출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수출 확대 기회로 삼겠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해삼이나 전복 등의 어종을 우리 수역에서 집중적으로 양식하면 앞으로 중국 시장을 선점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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