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2030' 인천선언…측정가능 목표와 로드맵 제시할 듯
'인류 보편 교육' 올해까지 전부 실패…인천선언 무얼 담나
유네스코 '모두를 위한 교육' 보고서 "단 하나의 목표도 달성 못 해"
'교육 2030' 인천선언…측정가능 목표와 로드맵 제시할 듯
(인천=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모든 어린이가 학교에서 기초적인 읽기 능력을 습득한다면 1억7천100만명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모든 여성이 초등교육을 이수하면 임산부 사망률은 66%가 줄 것이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지난해 하반기 발간한 '모두를 위한 교육 세계현황 보고서'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교육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사회와 국가를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유네스코는 이런 간단한 상식에 기초해 인류를 가난과 질병에서 해방하려면 모든 사람이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캐치프레이즈를 2000년 세네갈 다카르 세계교육포럼에서 제창했다.
그러나 '모두를 위한 교육' 또는 보편적 교육(Universal Education)을 향한 인류의 전진은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되지만 '완벽'에 가까운 목표를 설정했던 것에 비춰볼때는 초라한 성적이다.
유네스코는 15년 전 다카르 세계교육포럼에서 올해까지 인류가 달성해야 할 6개의 교육 목표를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모두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교육 세계 현황 2013/4' 보고서는 "목표 달성 기한이 단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진전이 있어왔지만, 201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단 하나의 목표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15년 전 제시된 6대 목표는 ▲영유아 보육과 교육의 확대 ▲초등교육 보편화 ▲중등교육 확대 ▲성인문해(비문맹) 보편화 ▲교육의 양성평등 ▲아동 기초학습 확대다.
◇ 초등교육 보편화·문맹퇴치 목표 등 "모두 실패"
다카르에서 영유아 교육의 구체적 목표점은 설정되지 않았지만, 유네스코의 작년 보고서는 2015년 유치원 총 등록률 목표를 80%로 설정했다.
대상국 141개 중 21%의 국가가 1999년에 목표를 달성했고, 2011년엔 37%의 국가가 목표에 도달했다. 유네스코는 올해는 48%의 국가가 목표를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목표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하는 셈이다.
모든 취학아동이 초등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122개 대상국의 초등교육 등록률은 1999년 30%에서 올해 56% 정도로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네스코는 "가장 부유한 계층의 남아는 2021년까지 초등교육 보편화를 달성하겠지만, 가장 빈곤한 계층 여아는 2086년이 돼야만 보편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초등교육 보편화는 크게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문맹을 완전히 없앤다는 '성인문해의 보편화' 목표도 거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성인 문맹자는 2011년 7억7천400만명에서 올해 7억4천3백만명으로 매우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인 문맹자의 3분의 2는 여성이다. 개도국의 최빈곤층 여성의 경우 2072년이 돼서야 문맹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교육에서의 양성평등, 교육의 질 향상 등 2000년 세운 모든 목표는 모두 달성에 실패했다는 것이 유네스코의 판단이다.
◇ "인천선언 담길 목표는 명백하고 측정 가능해야"
인류의 노력도 부족했지만, 무엇보다 과도한 희망을 담아 너무 원대하거나 모호한 목표를 세운 것과 목표 달성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의 불확실성 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
유네스코는 "다카르에서 모두를 위한 교육 목표를 채택한 이래로 우선시돼야 할 교육은 부정확한 목표와 지표 때문에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2015년 세워질 세부 목표들은 명백하고 측정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천 세계교육포럼의 마지막 날인 21일 발표될 '인천 선언'은 과거의 선언 내용과 비교할 때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다카르에서 제시한 6대 목표의 기본 원리에 근거해 2030년까지 인류가 달성할 주요 교육 목표들을 담되, 더욱 구체화한 실행 계획과 로드맵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네스코와 인천 세계교육포럼 참가국들은 사회에서 가장 학습능력이 낮은 계층·집단을 대상으로 목표의 진척 정도를 점검하는 지표와 더 나은 집단과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수단 등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네스코는 "삶을 변화시키는 교육의 힘을 고려하면 교육이 2015년 이후 모든 개발원조 체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