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로힝야족 보트피플 오면 쫓아내지 않겠다"(종합)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동남아 해역에서 표류 중인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 난민이 자국 해안으로 오면 쫓아내지 않고 보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필리핀 온라인매체 인콰이어러넷이 19일 보도했다.
레일라 데 리마 필리핀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필리핀은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해 있어 망명신청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보트 피플은 박해의 희생자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데 리마 장관은 필리핀 정부의 보호를 원하는 난민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며 최근의 보트 피플 사태를 인도주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로힝야족을 태운 난민선을 다른 나라 해역이나 공해로 쫓아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찰스 호세 필리핀 외무부 대변인도 ANC TV에 출연, 난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베풀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호세 대변인은 "현재로선 어떤 도움을 그들에게 줄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이 문제에 대한 원칙을 언급하는 것"이라고 부언했다.
그는 1970년대 베트남 전쟁 말기에 베트남 난민을 수용한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필리핀 정부는 자국 해안에 직접 도착했거나 다른 나라에 다다른 베트남 난민들을 모두 수용했다.
필리핀 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약 40만명의 베트남 난민이 필리핀 캠프에 수용됐다가 다른 나라로 옮겨가 정착하게 됐다.
베그니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실 대변인은 필리핀의 주요 종교인 가톨릭이 내세우는 자비와 동정심의 가치를 언급하면서 로힝야족 난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힝야족 난민을 적극 구조해야 한다는 국제기구와 인권단체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20일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 외무장관 회의와 29일 동남아 15개국 대책회의에서 어떤 해결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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