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만드는 꿈' 쫓는 청년들…청계광장서 목선 전시

편집부 / 2015-05-19 11:01:14
삼성디자인학교 교수 출신 최준영씨 '올리버 선박학교' 설립


'배 만드는 꿈' 쫓는 청년들…청계광장서 목선 전시

삼성디자인학교 교수 출신 최준영씨 '올리버 선박학교' 설립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는 청계광장에 청년들이 제작에 참여한 길이 6.7m짜리 레저용 목선이 19일 야무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배를 함께 만든 청년들은 강원도 원주에 자리 잡은 '올리버 선박학교' 학생들.

'노바'(NOVA)라 이름붙인 이 배는 올리버 선박학교 교장 최준영(47) 씨와 학생들이 1년6개월여간 공들여 만든 '작품'이다.





최씨는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디자인학교(SADI) 교수로 일하다 어린 시절 품었던 '직접 배를 만드는 꿈'을 버리지 못해 휴직계를 내고 미국으로 건너나 목선 제조 기술을 배웠다.

2005∼2006년 미국 워싱턴주 노스웨스트 우든보트 빌딩스쿨에서 수학한 그는 귀국해 개인용 소형 목선을 만드는 '올리버 선박'을 차렸다. 하지만, 좀처럼 숙련공을 구할 수 없었고 직접 목선 제조 기술자를 길러내기로 했다.

원주에 올리버 선박학교를 세운 그는 2009년부터 2년 과정의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지금까지 3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최 씨는 "취업을 위해 천편일률적으로 스펙쌓기에 매달리고 사회에 자기를 맞추려는 청년들이 아니라 배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는 청년에게 기술을 전수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돕고 싶었다"면서 "수료생 대부분이 선박 관련 업종에 취업하거나 해외유학을 가는 등 자기 자리를 찾았다"라고 말했다.

노바 제작에 참여한 재학생 대부분도 꿈을 좇아 찾아온 청년들이다.

서울에 있는 사립대 토목공학과를 다니다 중퇴하고 2012년 9월 이 학교에 입학한 김길산(27) 씨는 "대기업에 입사해 관리자가 되기보다 좋아하는 배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싶었다"면서 "유학을 준비하다 이 학교를 알게 돼 들어왔는데 이론과 실기를 배우며 직접 배를 만들어 보니 힘든 부분도 있지만 무척 즐겁고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이천에서 임상병리사로 일하다 작년 3월 입학한 박종훈(28) 씨도 "나무로 집 짓는 게 꿈일 정도로 목재 다루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며 "나무로 배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고 해 달려왔는데, 1년 넘게 손때를 묻혀 온 노바를 전시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또 선주에게 넘길 생각을 하니 섭섭하다"고 말했다.

노바는 20일 강원도 양양 수산항에서 안전검사·시험운항 등을 하고 선박등록 절차를 마친 뒤 제작을 의뢰한 선주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최씨는 "수년 전만 해도 사회적으로 바다는 신성한 일터라는 관념이 무척 강했는데, 최근 1∼2년 사이 바다가 운동장·놀이터도 된다는 인식이 급격히 확산됐다"며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선박·해양산업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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