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통화, 글로벌 금리 급등에 약세
(서울=연합뉴스) 정선미 기자 = 독일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금리가 갑자기 오름에 따라 아시아 통화가 하락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특히, 태국 바트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한 달 사이 바트화는 달러화에 대해 2.9% 밀렸으며, 유로화에 대해서는 7.9% 하락했다.
지난주에 바트화는 달러당 33.7바트를 나타내 금융위기 때의 최저치 수준으로 밀렸다.
태국에서는 지난 4월 경기 둔화와 낮은 물가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하됐으며 앞으로 금리가 더 인하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바트화의 가치가 하락했다.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수출 수요가 부진한 것도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 내에서 태국의 이런 상황은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
유가가 오르고 주요 선진국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모두 하락했다.
18일까지 지난 한 달 사이 원화는 달러화에 0.17% 밀렸고, 유로화에 대해서는 5.24% 하락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각각 2.20%, 7.17% 떨어졌고, 인도 루피화는 1.95%, 6.92% 낮아졌다.
아시아는 원유 순 수입국으로 다른 신흥국보다 높은 에너지 비용에 취약하고, 미국과 유럽의 금리 급등은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감소시킨다.
EPFR에 따르면 지난 한 주에만 아시아펀드에서 23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HSBC의 주왕 외환전략가는 "지난 3월부터 눈에 띄는 반전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아시아국가의 통화가 나머지 신흥국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아시아의 여러 중앙은행이 성장률과 물가를 끌어올리려고 금리를 인하한 것도 통화 약세를 부추겼다.
최근에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다른 중앙은행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프라이빗뱅크의 벤 시 픽스트인컴부문 담당자는 "아시아는 여전히 저금리 여건이 지배적이다"라면서 "이들 국가의 금리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글로벌 금리 급등세가 단기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이고 중국의 성장률 부진에 유가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도 머지않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싱가포르달러, 대만달러 등은 모두 지난달 달러화에 대해서는 상승했다.
왕 전략가는 최근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인 것은 불필요한 디플레이션 우려로 나타난 상승 추세가 '일시적으로 반전'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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