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무당국자 회담…"우크라 사태 등 논의"(종합)
뉼런드 미 차관보 방러…푸틴-케리 회담 후속 대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립해온 미국과 러시아 고위 외무 당국자가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열고 양자관계와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주 러시아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한 데 뒤이은 것이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를 방문한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가 이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났다.
랴브코프는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양자 관계 및 몇몇 국제 사안을 집중 논의했다"며 "러시아는 미국과 국방·정치, 인문 분야를 망라한 모든 양국 간 문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담에서 미국의 대러 제재 해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제재를 가한 만큼 언제 어떻게 제재를 해제할지의 문제는 그들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시리아 분쟁 해결에서 미국과의 지정학적 거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두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해 미국과 모종의 주고받기 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및 시리아 문제와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은 분명하고도 견고하다"며 "그것은 어떤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미-러 관계와 관련 "현재 양국 관계는 걱정스러운 상황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러 제재를 간접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차관보(EPA=연합뉴스)
뉼런드 차관보는 이날 회담을 "구체적이고 깊이 있으며 실용적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나 반군) 어느 쪽이든 모든 군사행동은 민스크 합의 파기"라면서 "현재 민스크 협정이 날마다 훼손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과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반군 진압을위한 군사작전을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뉼런드 차관보는 '우크라이나에 언제 평화가 찾아올 것인가'라는 질문에 "미국은 러시아와 함께 이 방향에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뉼런드의 모스크바 방문은 지난 12일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및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을 수행한 데 뒤이은 것이다.
그는 14~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해 포로셴코 대통령, 아르세니 야체뉵 총리 등과 회담한 뒤 17일 모스크바로 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뉼런드의 러시아 방문이 러-미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뉼런드 차관보는 이날 랴브코프 차관과의 회담에 앞서 러시아의 유명 인권단체 '모스크바 헬싱키 그룹' 소장 류드밀라 알렉세예바와도 만나 러시아의 인권단체 활동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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