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서 주민 수만명 '철도노선 변경'에 항의시위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중국 쓰촨(四川)성 광안(廣安)시 린수이(隣水)현 주민 수만명이 철도노선 변경에 반발해 지난 16일과 17일 양일간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주민들은 쓰촨 다저우(達州)현과 충칭(重慶)시를 연결하는 철도 노선 경유지에 린수이현이 빠지는 데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해 수백명의 시위자들이 부상하고 체포됐다고 RFA는 전했다.
유혈 충돌 과정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에 분노한 시위대가 경찰차 3대를 불태웠으며, 사망자가 나왔다는 주장도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은 시위대가 당초 차분하게 거리 행진을 했으나 경찰이 한 여성 참가자를 밀어 넘어뜨리면서 군중의 분노가 폭발해 유혈 충돌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쓰촨성 철도건설국은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17일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철도 노선은 아직 초보 검토 단계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최종 결정 단계에서 철도 연변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철도국은 린수이현이 해당 노선에 포함되는 서부 노선과 그렇지 않은 동부 노선두개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수이현은 당초 광안시 관할이 아니었으나 광안시 확장으로 시에 편입됐다. 광안은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자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고향이다.
한편,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만이 18일 민심을 얻지 못하는 경찰의 강제 진압을 비판하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을 뿐 다른 중국 언론매체들은 이번 시위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중국 광둥(廣東)성 기관지 남방일보(南方日報)가 운영하는 남방망은 이 시위 관련 기사를 올렸으나 즉각 삭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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