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중 상어가 접근해 '죽음의 공포' 느꼈다"

편집부 / 2015-05-17 17:07:52
요트 세계일주 김승진 선장 토크콘서트
△ '무동력 요트 세계일주' 김승진 선장 귀항 (당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우리나라 최초로 '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승진 선장이 16일 오후 충남 당진 왜목항에 요트를 타고 들어오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15.5.16 walden@yna.co.kr

"다이빙 중 상어가 접근해 '죽음의 공포' 느꼈다"

요트 세계일주 김승진 선장 토크콘서트



(당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돌고래를 촬영하던 중 상어가 접근해 죽음의 공포를 느꼈고, 셀카봉으로 4차례나 쫓으며 겨우 배로 달아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요트 '아라파니호'를 타고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6번째로 무기항, 무원조, 무동력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승진(53) 선장은 귀항 이틀째인 17일 충남 당진시 왜목항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토크콘서트'를 열고, 210일간의 항해기간의 뒷얘기를 상세히 털어놨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의 사회로 스태프인 박주용씨, 손유태 선장, 한양대생 한겨레씨, 김 선장의 팬이자 요트 마니아인 김한울씨 등 게스트 4명과 함께 무대에 오른 김 선장은 검게 그을린 건강한 모습으로 대장정 기간을 술회했다.

혼자 수영할 때 수영복을 입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 선장은 "대부분 수영복을 입지 않았고, 방송용 영상을 촬영할 때만 입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상어와 사투를 벌인 상황에 대해 "돌고래를 따라가다 주변을 돌아보니 상어가 접근하고 있었고, 배가 얼마나 떨어져 있나 뒤돌아 봤더니 60m가 넘어 크게 당황했다"며 "상어에게 상대가 몸집이 큰 것처럼 보이려고 팔다리를 크게 벌려 셀카봉을 흔들었다"고 전했다.

항해를 마친 뒤 귀항했을 때의 소감은 "다른 생각이 나지 않고 눈물만 났다"며 "기자들이 소감을 물을 때도 '우리는 해냈다. 내가 살아 돌아왔다'는 생각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항해에 나선 계기에 대해 김 선장은 "다큐 PD로 긴장이 넘치는 현장을 취재할 때 '아 내가 살아 있구나. 내가 원하는 삶이 이것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며 "학창시절부터 모험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1년 한 외국 요트인의 무기항 세계일주 관련 자서전을 읽고 14년간 꿈을 키웠다"며 "2010년 사업에 실패해 재산을 대부분 잃고 적은 돈만 남았을 때, 이것으로 요트를 사 꿈을 실현하자는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곧바로 유럽으로 훌쩍 떠나 아라파니호를 산 뒤 혼자 몰고 귀국했다는 김 선장은 "요트를 배달하는 비용이나 직접 몰고 오는 비용이나 비슷했다"며 웃음기 있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배 안에서 직접 페트병에 채소를 키워 비빔밥을 해 먹었다는 김 선장은 "2010년 요트 항해 때 아이디어를 얻어 이번에는 물을 적신 솜에 씨앗을 뿌려 키웠다"며 "5∼7일이면 금방 자라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간 항해에 관한 질문에는 "레이더로 경계구역을 설정해 3마일 이내에 물체가 접근하면 경보음이 울리도록 했다"며 "섬이나 배, 유빙이 접근해 알람이 울리면 깨어나 조처를 한 뒤 다시 잠을 청했다"고 소개했다.

200일이 넘는 항해 기간 고독을 느낀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도시 한복판에서 사람들과 소통이 안될 때 외로움이 컸을 뿐 항해기간에는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없다"며 "자연에 나아가 바다와 하늘, 별, 새들과 교감을 하면서 외로움을 느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남극지역에 근접했을 때부터 큰 갈매기들이 두 달 가량 동행했다"며 "갈매기들에게 이름도 붙여 줬다"고 덧붙였다.

배가 2차례 넘어진 것과 관련, 김 선장은 "아라파니호는 자동차로 말하면 오픈카가 아닌 빠른 승용차로, 유리창으로 덮여 있다"며 "큰 파도로 배가 쓰러졌을 때 무척 당황했지만, 곧바로 배 밑에 달린 균형추 덕분에 스스로 일어섰다"고 회고했다.

그는 "스태프들이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설을 전후해 위성전화가 3일간 끊긴 적이 있었다"며 "그 3일간이 절대적 자유를 만끽한, 가장 편안한 항해였다"고 전했다.

김 선장은 "살아가는 것이 무척 힘들지만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말고 정진하면 몇 년 뒤에는 원하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며 "젊은이들이 모두 이런 삶을 살기를 기원한다"는 말로 토크콘서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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