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세상천사] "받은 은혜 나눠요" '천사들의 합창' 돕는 조현희씨

이채봉 기자 / 2015-05-17 08:01:27
도움받은 월드비전 송파종합복지관에서 피아노 재능기부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스승의 날이었던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월드비전 송파종합사회복지관의 한 교실에는 앳된 아이들의 '스승의 은혜' 노래가 울려 퍼졌다.

'해바라기 합창단' 단원 10여명이 반주 재능기부를 하는 조연희(23·여)씨에게 들려주는 노래였다.

2009년 창단한 해바라기 합창단은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이곳 복지관에서 도움을 받는 초·중학생으로 구성된 동아리다. 아이들은 금요일 방과후 함께 노래를 부르며 꿈과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저도 이곳 복지관의 등록 아동 출신이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3년 전 우연히 재능기부 공고를 봤는데 마침 제가 도움을 받은 곳이어서 '내 일이다'고 생각했어요. 받은 은혜를 나누고 싶었죠."

조씨는 초등학생 시절 어머니하고만 살게 되면서 어려워진 가정 형편 때문에 오랫동안 쳐왔던 피아노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월드비전 후원자를 통해 금전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마침 사춘기였던 조씨에게는 오히려 이 도움이 부끄럽게 느껴졌다고 했다.

"피아노까지 그만두면서 방황도 많이 했습니다. '내가 갈 길은 어디인가'라고 한참 고민했어요. 도움을 받는 것이 친구들에게 알려지는 것도 부끄러웠죠."

하지만, 점차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인 조씨는 이 도움 덕에 피아노를 향한 꿈을 다시 키웠다.

꿈과 목표가 정해진 고등학생을 지원하는 월드비전 '희망날개클럽' 사업 후원 대상자로도 선정된 조씨는 6년간의 공백을 메우려 무섭게 집중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제1회 '아트 드림 음악 콩쿠르' 고등부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고 백석예술대 피아노 전공으로 입학도 했다.

조씨는 어려운 환경에서 음악으로 치유 받고 인생이 바뀌었던 자신의 경험을 해바라기 합창단 아이들도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표정이 어두운 아이들이 같이 노래를 부르며 격려받으며 점차 밝아지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저는 은혜를 나누러 왔는데 오히려 받는 게 더 많네요."

그는 2013년 큰 수술을 받아 한동안 활동을 하지 못한 합창단원 지환이(가명)가 돌아왔을 때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성탄 공연에서 솔로 역을 맡겼을 때의 감격을 다시 떠올렸다.







조씨는 "지환이가 처음에는 많이 어려워했지만 결국 열성을 보이며 공연에서 멋지게 해내는 모습에 큰 감동과 교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해바라기 합창단이 베네수엘라의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처럼 긍정의 힘을 널리 퍼뜨리는 공간이 되는 것이 조씨의 바람이다.

"불안한 치안 문제로 태어나자마자 총칼을 잡는다는 베네수엘라 빈민가 아이들이 엘 시스테마로 대신 악기를 잡으면서 긍정의 힘을 널리 퍼뜨렸다죠. 우리 해바라기 합창단도 음악으로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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