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코앞인데 요금 미정' 울산대교 효과반감 우려

편집부 / 2015-05-16 08:30:02
6월 1일 개통 앞두고 사업시행자 - 동구민 통행료 갈등
△ 개통 앞둔 울산대교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울산대교가 개통을 보름 남기고도 요금을 결정하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16일 공사중인 울산대교 전경. 2015.5.16 yongtae@yna.co.kr

'개통 코앞인데 요금 미정' 울산대교 효과반감 우려

6월 1일 개통 앞두고 사업시행자 - 동구민 통행료 갈등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 랜드마크가 될 울산대교가 개통을 보름 남기고도 요금을 확정하지 못하는 등 공사 막바지 단계에서 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다.

6월 1일 개통하는 울산대교는 그동안 열악한 도로 환경 탓에 울산 안에서 '외로이 떨어진 섬'과 같았던 동구지역을 도심과 최단거리로 연결, 울산의 교통지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다.

실제로 도심 교통거점인 공업탑로터리에서 동구청까지 이동거리는 기존 아산로를 이용하면 약 16㎞이지만, 울산대교를 통하면 약 11㎞으로 5㎞가량이 단축된다.

이동 시간도 기존 30∼40분에서 절반 수준으로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우선 동구지역의 대형 조선소와 관련된 산업물류 수송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출퇴근 근로자들도 편의를 볼 전망이다.

대왕암공원과 일산해수욕장 등 관광지를 비롯해 화정산에 건립되는 울산대교 전망대를 찾는 방문객이 증가하고, 덩달아 지역상권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간접적으로는 그동안 도심에서 동구를 오갈 때 이용했던 아산로와 염포로의 교통량을 분산하고, 염포산 터널 개통으로 동구 내부를 순환하는 방어진 순환도로의 혼잡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 진척 상황만 보면 이제 개통만 남겨둔 울산대교는 그러나 개통을 보름 앞둔 16일 현재까지도 요금을 결정하지 못한 채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요금 수준을 놓고 불거진 갈등으로 사업시행자와 지역민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울산시는 중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대교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인 울산하버브릿지는 올해 3월 울산시에 제출한 '최초 통행료 자료'에서 남구 매암동∼울산대교∼예전IC 구간 1천300원, 남구 매암동∼울산대교∼염포산영업소(염포산 터널) 구간 2천원, 아산로∼염포산영업소 구간 800원으로 통행료를 각각 책정했다.

이에 대해 동구 주민들은 "그동안 교통오지로 홀대받은 주민들에게 염포산 터널 통행료를 받겠다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터널 통행료 무료화를 주장했다.

여기에 동구청과 지역 노동단체도 지역민 정서와 노동자 생계를 이유로 터널 무료화를 촉구하면서 요금을 둘러싼 논쟁은 아직 뜨겁다.

조정 역할을 해야하는 울산시의 입장도 난감하다. 지역민의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민간투자사업자의 권리를 간과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시는 울산하버브릿지가 제출한 통행료의 적정성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교통정책경제학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검증을 의뢰하고, 주민대표 등 11명으로 구성된 통행료자문위원회에 검토도 맡겼다.

그러나 검증을 맡은 두 기관은 아직도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자문위원회도 염포산 터널 통행료에 대해 '무료화'부터 '1년간 600원으로 운영한 뒤 통행료 재산정' 등 총 4가지 의견을 내놓는 등 선택의 여지를 줄일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일단 시와 울산하버브릿지 측은 다음 주 중에 요금을 확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더 미루면 개통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KDI 등 검증을 의뢰한 2개 기관에 다음 주 초에 결과를 달라고 요청했고, 그것을 토대로 사업시행자와 협의해 요금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요금이 결정되면 즉시 공고해 개통과 함께 요금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하버브릿지 관계자도 "어떤 식으로든 다음 주에는 요금을 확정해야 한다"면서 "결정을 더 미루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요금이 결정되더라도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대교(매암동∼예전IC)보다는 울산대교나 아산로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염포산 터널 구간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업시행자가 '전면 무료화' 등의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동구 지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요금이 결정되면 개통과 상관없이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논란이 계속되면 울산대교 개통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염포산 터널을 제외한 매암동∼예전IC 구간은 기존 아산로를 이용할 때와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가령 남구 터미널사거리를 출발해 예전IC까지 갈 때 각각 아산로와 울산대교를 이용하는 거리는 8㎞ 안팎으로 비슷하다.

울산대교를 이용하면 아산로의 혼잡이나 신호대기 시간 등을 피할 수 있다지만, 다리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환경이 열악한 매암동 공단도로를 통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동구에 사는 안모(35)씨는 "겉으로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울산대교가 엄청난 위용을 뽐내지만, 이 사업의 실제 편익은 염포산 터널 이용에 있다고 본다"면서 "개통하면 구경삼아 한 번은 이용하겠지만, 부담스러운 비용을 지불하면서 계속 이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이달 26일 울산대교 시민 개방행사를, 29일 울산대교 준공식과 야간조명 점등식을 각각 개최한 뒤 6월 1일 개통할 예정이다.

시는 개통을 기념해 1일 하루 동안 울산대교를 무료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