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투사에서 소탈남으로…푸틴은 변신 중"

편집부 / 2015-05-15 21:50:02


BBC "투사에서 소탈남으로…푸틴은 변신 중"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를 '투사'에서 '소탈한 남자'로 바꾸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일인 지난 9일 러시아 방송에선 1941~945년 독일 나치와 전쟁에 참가한 가족들의 사진을 들고 서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포착했다.

이들 중에는 군복을 입은 자신의 아버지 사진을 앞에 든 푸틴이 자리하고 있었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푸틴이 거기 있다는 걸 모를 정도로 '눈에 띄지 않게' 서 있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군중 속에 자리한 푸틴의 이런 놀라운 모습은 '흥미만점인 영웅'에서 '소탈한 남성'으로 보이게 하려는 이미지 변신 가운데 하나라고 풀이했다.

방송 진행자는 이 장면이 방송되는 30초 동안 푸틴이 거기 있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나중에 앵커가 연출된 게 틀림없는 이 에피소드에 대해 "야단스러운 발표도 없었고 아무런 소동도 없었다. 왜냐하면 정치가 뒤로 물러난 놀라운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평등한 날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그냥 러시아 대통령에게 다가가서 그와 얘기를 나눈다"며 '평범한 사람들 곁에 있는 푸틴'을 강조하려 했다.

인기있는 인터넷 뉴스사이트 '가제타'도 "푸틴이 평범한 남자처럼 행동했다"고보도했다.

평론가 알렉셰이 말라셴코는 한 라디오방송 웹사이트에 올린 블로그에서 "그 순간 대통령 지지율이 100%에 도달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맞다. 포퓰리즘이다. 그러나 진정한 포풀리즘"이라고 치켜세웠다.

소탈한 남자로서의 푸틴 이미지는 최근 로시야 1 TV 채널에서 방송된 취임 15주년을 기념하는 150분짜리 다큐멘터리에서도 핵심 테마였다.

어릴적 푸틴의 변변찮은 가정과 사망한 부친에 대한 그의 애착을 되짚는 화면들을 내보냈다.

유명 가수인 니콜라이 라스토르구예프는 푸틴이 거리에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그는 수백만명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교외의 노동자 가정 출신"이라고 코멘트했다.

푸틴 자신은 이 방송에서 "보통 사람들, 그들과의 친밀감이 내 업무에 매우 중요하고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 화면 중에는 푸틴이 2006년 드레스덴의 한 커피숍을 방문해 다른 손님들이 알아보지 못한 가운데 한 켠에서 커피를 마시는 장면을 내보기도 했다.

진행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영상만 흘려보낸 이 장면 역시 "그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다큐멘터리는 지도자로서 포기해야만 했던 것이 뭐냐는 질문에 한숨을 길게 내뱉은 후 "평범한 일상"이라고 답하는 푸틴을 보여준 뒤 끝났다.

이런 이미지들은 과거 러시아 정부와 언론들에 보였던 '강인한 투사'의 이미지들과는 매우 다른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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