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참패 영국독립당 내홍…"당수 사임해야" 불만 표출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는 영국독립당(UKIP)이 나이젤 파라지 당수의 사임 여부를 놓고 내홍에 빠졌다.
포문을 연 건 UKIP 총선 캠페인 책임자인 패트릭 오플린.
오플린은 14일(현지시간) 일간 더 타임스에 "파라지가 발랄하고, 패기만만하고, 대담한 정치인이었지만 지금은 고함을 지르고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격적인 사람이 됐다"고 공개 비난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 정치담당 에디터 출신인 그는 "파라지의 측근들에는 당을 초강경 극우 성향의 미국 티 파티로 이끌려는 위험한 세력들이 있다"고 측근들을 겨냥했다.
이어 UKIP 선거캠페인에 10만 파운드의 자금을 댄 '큰 손' 스튜어트 휠러가 BBC 방송에 "파라지가 사임하기를 바란다. 적어도 당분간은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면서 파라지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위한 선거 전략은 덜 공격적이면서 중도에 있는 사람들을 얻는 것이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휴이 윌리엄스 UKIP 회계담당자도 파라지 지도 아래 UKIP은 1인 정당으로 비칠위험이 있다면서 그의 당수직 사임에 목소리를 보탰다.
다만 오플린은 나중에 파라지가 당수직에서 물러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 같은 발언들을 접한 파라지 당수는 런던 사무실 밖에서 기자들에게 "만일 전국집행위원회(NEC)가 만장일치로 나를 지지한다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사임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UKIP은 지난 11일 스티브 크로우더 의장 명의로 낸 성명에서 "이날 열린 전국집행위원회에서 파라지 당수의 사임 제안이 만장일치로 거부됐다"면서 "파라지 당수가 당수직 사임을 철회하고 계속 UKIP의 지도자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파라지 당수는 선거에서 패배한 뒤 약속한 대로 당수직 사임 계획을 발표했으나 전국집행위의 성명 발표와 함께 당수직을 유지했다.
UKIP은 이번 총선에서 388만표(득표율 12.6%)를 얻었으나 650개 선거구별로 단순히 최다득표를 한 후보를 선출하는 선거방식에 따라 단 1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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