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워터' 설립자 프린스 물류사업가로 변신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장교 출신으로 숱한 논란을 낳은 세계 최대 용병회사 '블랙워터' 설립자인 에릭 프린스가 물류사업가로 변신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는 프린스가 홍콩에 본사를 둔 프런티어 서비시스 그룹(FSG)의 회장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활발하게 개척 중이라고 13일 보도했다.
FSG의 주 사업 영역은 총탄이 빗발치는 아프리카 험지에 진출한 중국 업체 소속 중국인 직원 구출과 호송, 관련 자재와 장비 수송, 부상자에 대한 의료 구호 등이라고 프린스는 밝혔다.
지난 2009년 블랙워터 매각 후 아프리카 지부티에 프런티어 리소시즈 그룹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프린스의 새로운 사업에 가장 큰 후원자는 바로 중국 최대 국영업체 시틱그룹(CITIC,中信集團)이다.
FSG의 최대 주주이기도 한 시틱그룹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직접투자 규모는 2013년 현재 250억 달러(27조3천450억 원)로 추산된다. 대부분이 원유 등 자원을 개발해 가져가는 대신 도로 같은 인프라를 건설해주는 조건으로 이뤄지는 투자다.
그러나 투자국 대부분이 내전 등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태여서 유사시 중국인 근무자들의 탈출과 본국으로의 안전 귀국 문제가 늘 고민거리였다.
이런 고민의 해결사로 자처한 것이 프린스였다. 지난해 FSG에 합류한 프린스는디지털방송사업이 사업 영역에 '아프리카 비즈니스'를 추가했다.
아프리카 사업 소식이 알려지자 FSG의 주가는 전년보다 무려 32%나 폭등했다. 시틱이라는 가장 확실한 고객을 확보한 데다 유망한 사업 전망 그리고 프린스라는 신임 CEO의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덕택이다.
해군 전역 후 1997년 블랙워터를 설립한 프린스는 매각 때까지 모두 20억 달러(2조 1천억 원) 규모의 미 정부 계약을 따낼 정도로 성공한 기업인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설립된 지 4년 만에 발생한 2001년 9. 11 사태는 블랙워터의 매출 급신장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미 정부 계약분 가운데 80%가량이 중앙정보국(CIA),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등이 발주한 비밀공작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블랙워터 직원들은 특히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임무 수행 과정에서 민간인들을 무차별 살상해 국제적인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특히 2007년 이라크에서 민간인들을 무차별 살상한 혐의로 기소된 직원 4명은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기소된 4명 가운데 한 명은 종신형을, 나머지는 징역 30년형이라는 중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후 프린스는 연방정부의 조사, 잇따른 의회 청문회 등 '악몽'을 거친 후 블랙워터를 매각하고, 사설 특수전교육 등을 주로 담당하는 아카데미(Academie)라는 회사를 새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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