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권사들 수익 악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중국의 증시 활황세를 타고 화타이(華泰), 하이퉁(海通) 등 증권사들이 홍콩증시 상장 등을 통한 자금조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 당국이 증권사들의 '고수익 원천'인 신용거래 규제를 강화,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취약해진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도 한층 악화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11일(현지 시간) 서방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중국 증권사들이 역내 시장의 변동성 증대 위험성과 경쟁 격화에다 '마진거래'(신용거래) 규제 강화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가 지난달 '1인 1계좌' 제한을 완화한 뒤 온라인 거래가 급증, 수수료 총량은 늘고 있지만 120개에 달하는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최근 은행의 증권거래 업무 허가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어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화타이증권의 홍콩증권거래소 공시 내용을 보면 작년 거래 건당 수수료율은 2013년(0.074%)보다 크게 떨어진 0.048%였다.
중국 증권업계의 평균 수수료율도 2014년의 0.0796%를 밑도는 0.069%로 낮아졌다. 상하이 소재 화타이증권의 지난해 수수료 수입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64억위안(약 1조 1천290억원)을 기록, 수수료율 감소를 상쇄했다.
이런 가운데 화타이 증권은 홍콩증시 상장을 통한 40억달러(약 4조3천808억원) 조달 계획을 밝혔다. 중국내 자산 규모 4위인 화타이가 상장하게 되면 연내 세번째로 기업공개한 증권사가 된다. 이미 홍콩증시에 상장된 하이퉁 증권도 42억5천만달러 규모의 증자를 신청,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이퉁이 14일 증자 절차를 끝내면 중국 증권사들은 증시에서 신주 발행으로만 159억달러를 조달하게 된다. 하이퉁을 비롯한 증권사들은 신주 발행 자금 중 일부를 신용거래에 할당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상장이나 증자 구상은 당국의 신용거래 규제로 수익 감소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 돈을 빌리는 신용거래는 고수익, 고위험(High Risk High Return)으로 규제 강화 대상이 될 수 있다. 증감위는 지난 1월 신용거래 요건을 '자산 50만위안'으로 높였다. 10만위안 자산으로도 거래 자금을 융자해주던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중국 증시의 신용거래 규모는 지난해 6월 4천억위안에서 올 1월 1조위안(약 170조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할 정도로 증권사의 중요 수입원이다. 중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13년과 2014년 상반기 신용거래 업무 이자소득의 영업수입 점유 비율은 각각 11.59%와 17.56%에 달했다.
증감위는 작년 12월 45개 증권사의 신용거래 내역을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올 1월 말 중국 랭킹 1위인 중신(中信)과 하이퉁, 궈타이쥔안(國泰君安) 등 3개사에 대해 3개월간 신규 신용거래 계좌 개설금지 처분을 내렸다. 모집 기간이 끝난 융자융권(融資融券)에 대해 계속 모집을 하거나 무자격 고객 자금을 수령하는 등 규정 위반 혐의였다. 신용거래는 크게 투자자가 증권사에 담보를 제공하고 자금을 대출받아 주식을 매매하는 '융자'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직접 주식을 빌려 시장에 판 뒤 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되갚는 대주(代株) 거래인 '융권'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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