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열 더치 셸 '북극해 시추' 허용…올여름 시작
환경단체 "위험한 시추계획 성급하게 승인"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정부가 11일(현지시간) 다국적 석유기업 로열 더치 셸의 북극해 시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미 내무부의 해양에너지관리국(BOEM)은 이날 해양환경·동물 보호 등에 관한 5쪽 분량의 조건부 시추 계획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셸은 이르면 올여름부터 알래스카 북서쪽 연안 추크치해 등지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에 나설 계획이다. 최대 6곳에서 시추를 할 수 있다.
앞서 2012년 말 셸의 북극해 시추 시험 과정에서 원유 유출 방지를 위한 '오염물질 차단돔'(containment dome)이 훼손되면서 시추 계획이 연기된 바 있으며, 이 때문에 환경단체와 미 정치권 일각에서는 시추 계획 자체에 강력히 반대해 왔다.
내무부는 이 같은 반대여론을 의식해 환경오염 방지 등의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했다.
아비게일 로스 합퍼 BOEM 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시추 계획을 승인하기에 앞서 추크치해 일대의 환경·사회·생태학적 자원의 중요성을 충분히 감안해 신중히 접근했다"면서 "이 지역의 생태환경과 함께 지역사회 및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문화적 전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높은 기준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합퍼 국장은 또 "어떤 시추 활동도 엄격한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셸의 커티스 스미스 대변인은 "이번 승인은 중요한 이정표이자 우리 시추 계획에 대한 연방 규제 당국의 자신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2012년의 오염물질 차단돔 훼손 사례를 재차 거론하면서 "미 정부가 지구 상에서 가장 중요한 곳 중 한 곳에 대한 위험하고 무모한 시추계획을 성급하게 승인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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