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밀월' 중-러 보란 듯이 지중해서 연합 해군훈련(종합)
"연합훈련 범위 크게 확대"…러', 열병식서 중국군 '특별대우'
(베이징·모스크바=연합뉴스) 이준삼 유철종 특파원 = 최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최고 수준의 '밀월 행보'를 선보인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엔 연합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중국군과 러시아군이 11일 처음으로 '해상연합-2015(1)'이라는 이름 아래 지중해 해역 연합군사훈련에 돌입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21일까지 계속될 이번 연합해상훈련에는 러시아가 6척, 중국이 3척의 함정을 투입했다.
중국군은 북해함대 소속 054A형 미사일 호위함 웨이팡(유<물수변+維>坊)함과 린이(臨沂)함, 종합보급선인 웨아산후(微山湖)함, 함상 헬기 2대, 특전부대를 파견했고, 러시아는 흑해함대 기함(旗艦)인 순양함 모스크바함을 비롯해 각종 호위함과 상륙함 등을 투입했다.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선박 호송작전을 수행 중이던 중국군 함정들은 러시아의 2차대전 승전 기념일 전날인 8일 이번 훈련을 위해 흑해 연안의 러시아 남부 노보로시이스크 군항에 입항했다. 중국 수병들은 이어 러시아 해군 병사들과 함께 승전 기념일 행사에 참가하고 스포츠 경기도 하는 등 친선을 다졌다.
11일엔 노보로시이스크항에서 훈련 개시 기념식이 열렸다.
러시아 해군 부사령관 알렉산드르 페도텐코프은 기념사에서 "중국 측이 지중해 해상 연합훈련을 제안했다"면서 "양국 해군이 처음으로 해상 연합훈련의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러-중 훈련 지도부는 "이번 훈련이 양국 간 우호 및 실용적 협력 관계 심화와 해상 안전에 대한 공동 대응 능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연합훈련이 특정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지중해 연안 지역의 정치 상황과도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각국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지중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양국이 국제 안보 상황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과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방부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해상방어, 해상보급, 선박호송, 수송안전 보장 등으로 구성된 이번 연합훈련의 목적은 원거리 항해 안전을 보호하고, 중-러 양국의 협력 강화 및 해상안전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문가는 이번 훈련은 규모 면에서 그렇게 크다고 볼 수 없지만, 중국 해군 사상 가장 먼 거리에서 진행되는 훈련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신문망은 "양국은 2003년 이후 쌍방 혹은 다자 훈련을 10여 차례 실시했고 그 중 5번이 해상훈련으로, 이미 양국의 합동훈련은 상시화 단계에 와 있다"며 "이번 훈련은 일련의 해상연합훈련의 연장선 상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러시아 언론 등을 인용, 지난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중국군 의장대는 열병식 입장 순서에서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본래 순서로 볼 때 중국은 아홉 번째로 입장할 예정이었지만 (양국간) 조정을 거쳐 맨 마지막 순서로 변경됐고 결국 피날레를 장식했다"며 "외교에서는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군의 한 관계자는 "중국군 의장대의 사열 위치는 중러 관계의 긴밀함과 관계가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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