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한루서 다시 만나는 춘향…22일부터 제85회 춘향제

편집부 / 2015-05-11 15:57:43
'춘향! 사랑을 그리다' 주제로 23개 프로그램 다채

광한루서 다시 만나는 춘향…22일부터 제85회 춘향제

'춘향! 사랑을 그리다' 주제로 23개 프로그램 다채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이히이히 내 사랑이로다"

야릇한 밤, 청춘남녀의 사랑이 짜릿할 정도로 뜨겁다. 사방은 조용하고 춘향과 이도령은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열정으로 서로를 마주본다. 춘향가 중 '사랑가'의 첫머리다.

사랑이 뜨거운 만큼 이별의 아픔도 크다. 감옥에 갇힌 춘향은 떠나버린 임만을 생각하며 통한의 피눈물을 흘린다. 적막옥방의 찬자리가 얼음처럼 차갑기만 하다. 춘향가 중 '쑥대머리'는 애간장이 녹아날 정도로 절절하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낭군 보고지고"







국내 예술축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춘향제의 계절이 왔다. 일제시대인 1931년에 시작했으니 올해로 85회째. 춘향이 태어난 음력 4월 8일이 되면 남원의 명소 광한루원은 춘향제 열기로 들썩거린다. 춘향의 탄생일은 교묘하게도 석가 탄신일과 겹친다.

올해 춘향제의 주제는 '춘향! 사랑을 그리다'. 계층과 지역과 성별 등 모든 차별을 뛰어넘어 사랑으로 하나가 되고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 남원의 지역성을 최대한 살리되 그 틀 안에서 국제성도 절묘히 반영해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두고자 한다.

춘향제 제전위원장인 안숙선(65) 명창은 "보통의 축제가 지향하기 쉬운 규모 중심에서 벗어나 자연의 경관과 소리, 인간의 열정과 사랑이 모두 하나로 편안하게 어울리는 춘향제로 꾸리려 한다"고 취지를 설명한다.

춘향제는 예년처럼 공식 개막일 하루 전에 춘향선발대회가 열리며 사실상 막이 오른다. 1950년에 처음 시작된 춘향선발대회는 그동안 오정해, 윤손하 등 유명 연예들이 다수 탄생했던 사전행사다.

축제는 이튿날인 22일 오후 7시 개막식과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본격화해 전통문화행사, 공연예술행사, 놀이·체험행사·부대행사 등 4개 분야 23개 종목들이 마지막날인 25일 밤까지 쉴새없이 이어진다.







이중 특히 주목되는 프로그램은 주말인 23일과 24일 질펀하게 펼쳐지는 <사랑을 위한 길놀이 춤공연-'이판' '사판' '춤판'>. 새롭게 개발한 '남원춤'을 남원시민 500여명이 덩실덩실 추어가며 관객들과 대동 한마당을 밤낮으로 연출하게 된다. 주최측은 "춤경연을 이처럼 주야로 개최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밝힌다.

길놀이 춤공연이 남원의 지역성을 강화하는 종목이라면 <'세계의 사랑' 공연예술제>는 남원과 세계가 손잡고 만나는 국제화의 대표적 종목이다. 이탈리아 성악가와 국내 성악가가 한 무대에서 펼치는 오페라 아리아 등으로 춘향가와 함께 어울리도록 하며 러시아 민속예술단, 중국 민속예술단도 출연해 흥겨움을 한껏 고조시킨다.

한국 최고의 명인명창 등용문인 '춘향국악대전'도 신인부, 학생부, 일반부, 명창부 등으로 나뉘어 춘향제 기간 내내 펼쳐진다. 분야는 판소리, 민요, 무용, 기악·관악, 현악·병창 등 5개.

이밖에 공연, 전시, 영상이 광한루원 인근의 요천 둔치에서 어우러지는 <남원 문화도시 '판' 페스티벌>과 춘향제 85년사를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와 함께 들어보는 <춘향제 북 콘서트>, 한밤인 11시에 국악 명인들이 선보이는 <심야 콘서트> 등 굵직굵직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들이 줄줄이 펼쳐진다.

주최측은 기존의 풍물장터가 판매형에서 문화형 장터로 거듭나는 것도 눈여겨봐달라고 주문한다. 각설이와 외지음식 부스를 폐지하고 남원의 읍면동 음식과 지역 농특산품을 가격정찰제로 판매함으로써 지역적 특성을 강화키로 했다는 것.











남원 춘향제는 진주 논개제와 더불어 여성이 행사의 주역인 제관을 맡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두 곳 모두 그 주인공이 여성인 점과 직접 관련이 있다. 춘향제는 1931년 제향이 시작될 때부터 현재까지 여성이 줄곧 제관을 담당해왔다.

남원 출신으로 춘향제 최초의 여성 제전위원장 자리에 오른 안숙선 명창은 올해까지 제전위원장을 네 번째로 연임하고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기도 한 안숙선 명창은 '춘향가'로 특히 유명한 이 시대 최고 소리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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