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걸프국가 정상회동 '반쪽 행사'될 듯
6개국 정상 중 2명만 참석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13∼14일(현지시간)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걸프지역 6개 왕정의 정상회동이 반쪽짜리 행사가 될 처지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초청한 6개국 정상 중 2명만이 실제로 미국에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에서 8개월간 치료를 받고 귀국한 오만 군주 술탄 카부스 빈사이드 알사우드는 건강상 문제로 부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 군주 겸 대통령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나흐얀도 1년 넘게 심장 질환을 앓고 있어 왕세제 셰이크 모하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이 참석할 예정이다.
UAE는 이번뿐 아니라 셰이크 칼리파가 입원한 뒤부터 왕세제나 셰이크 모하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두바이 군주 겸 부통령이 정상 일정을 대신 소화했다.
하마드 빈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도 역시 미국에 가지 않고 왕세자가 참석하기로 했다.
여기에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정상 회동 직전인 10일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돌연 미국행을 취소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정상 회동 일정이 예고된 예멘 공습 일시 중지 기간(12일 밤부터 닷새간)과 겹친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살만 국왕을 대리해 이번 예멘 공습을 총지휘한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국방장관 겸 부왕세자가 미국에 간다는 점에서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현재까지 걸프지역 6개국 중 쿠웨이트, 카타르 등 2개국 정상만 오바마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은 미국의 전통적인 맹방이지만 이란 핵문제 타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라크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 이란이 개입하는 것을 사실상 방조하는 미국에 불만이 쌓인 상황이다.
살만 사우디 국왕의 불참은 고령 탓 수도 있지만 이같은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미국은 "살만 국왕의 불참이 실질적인 쟁점에 대한 반응은 아니다"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이들을 따로 초대해 설득에 나서려 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이 빛이 바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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