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등 업계, 관광업 경쟁력 제고 차원서 관심

선상카지노 내국인 출입추진…'발끈' vs '쫑긋' 이유는
강원랜드 '내국인 출입 독점권' 내세우며 강력 반발
크루즈선 등 업계, 관광업 경쟁력 제고 차원서 관심
(세종=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7일 "선상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서 휴일인 10일까지 강원 폐광지역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해수부와 국적 크루즈선 운영을 협상 중인 4개 선사는 물론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 중인 지자체와 관련 업계는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 17개 카지노 가운데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곳은 강원랜드[035250] 단 1곳이다.
관광진흥법 제28조 카지노사업자의 준수사항 중 1항 4호는 '내국인을 입장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강원랜드의 설립 근거가 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11조에 '관광진흥법 적용의 특례'를 둬 내국인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더구나 우리 국민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외국 크루즈선 등 외국 카지노에서 게임을 해도 일정선을 넘으면 '상습도박' 등 혐의로 형사처벌 되지만 강원랜드는 합법적인 도박으로 인정해 준다.
대법원은 2004년 "국가 정책적 견지에서 도박죄의 보호 법익보다 좀 더 높은 국가 이익을 위해 예외적으로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하는 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특별법 등에 따라 카지노에 출입하는 것은 법령에 의한 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결했다.
예컨대 개그맨 황기순, 방송인 주병진, 가수 신정환씨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처벌을 받았지만, 강원랜드에 드나들었다가 처벌받은 연예인은 없다.
이처럼 '내국인 출입'이라는 강력한 이점을 가진 강원랜드의 작년 매출액은 1조4천900억원을 기록했다.
강원 폐광지역은 당연히 독점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고, 크루즈선 등 신규 카지노 진출자는 내국인 출입 허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구도다.
해수부는 2012년 2월 최초의 국적 크루즈선 '클럽하모니호'가 1년을 못 채우고 폐업하자 선상 카지노를 설치하지 못해 외국 크루즈와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크루즈 선박 전체 매출에서 카지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50%에 이른다.
해수부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크루즈 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선상카지노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고 올해 8월 시행되는 '크루즈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해당 조항을 명시했다.
문체부는 처음부터 일정 규모 이상 선박에 선사의 자금력이 충분하며 내국인 출입을 통제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고 허가를 내줄 것이라고 밝혔고 해수부도 법 제정 과정에서 사행성을 조장 한다는 우려가 나오자 외국인 전용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취임한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내국인 출입' 카드를 공개적으로 꺼내 들었고 외국 크루즈선과 대등한 경영여건 조성을 위해 내국인 카지노 출입 허용이 필요하다는 선사 등 업계의 입장을 대변했다.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유치를 추진 중인 지자체 등도 해수부가 촉발한 논란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정부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국 2곳에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권을 내준다는 방침을 세우고 연내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복합리조트 유치에 성공하려면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 허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강원 정가와 폐광지역 주민들은 "선상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 허용은 복합리조트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이 경우 폐광지역 경제는 파탄에 직면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효력이 만료되는 2025년까지 강원랜드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 독점권을 법적으로 보장받게 돼 있다며 빗장이 풀리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카지노 허가권을 쥔 문화체육부의 김종덕 장관은 이번 문제에 대해 "정부 내에 합의된 사항이 아니다"며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할 사항"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