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가 가족이예요"…서북도서 14쌍 해병 가족

편집부 / 2015-05-10 11:50:22
△ 서북도서 지키는 14쌍의 해병 가족 (서울=연합뉴스) 서북도서 최북단 백령도에는 영토 절대사수를 다짐하는 14쌍의 해병 가족이 있다. 이들은 부자 3쌍, 부녀 1쌍, 부부 5쌍, 형제 5쌍 등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부부인 장현섭 하사와 홍수빈 하사, 부자인 김필주 원사와 김성준 일병, 유홍기 하사와 유귀 원사, 홍성범 중사와 홍선표 원사, 형제인 서현규 일병과 서민규 일병, 소현일 일병과 소현우 일병, 김진겸 상병과 김신교 일병, 부녀인 김은혜 하사와 김찬수 준위. ( 해병대 제공)

"전우가 가족이예요"…서북도서 14쌍 해병 가족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믿고 싸울 수 있는 전우가 가족이라는 사실에 늘 힘이 됩니다."

10일 해병대에 따르면 백령도에는 부자 3쌍, 부녀 1쌍, 부부 5쌍, 형제 5쌍 등 혈연으로 뭉친 14쌍의 해병가족이 있다. 이들은 가족애에 피보다 진한 전우애를 더해 전투력을 배가하고 있다.

14쌍의 해병 가족이 백령도와 맺은 인연과 사연은 다양하다.

백령도에서 태어나 아버지와 함께 백령도를 지키는 유홍기 하사(23)와 유귀 원사(52) 부자, 각각 육군과 해병대 소속이지만 백령도에서 다시 만난 김찬수 준위(48)와 김은혜 하사(21) 부녀가 근무한다.

백령도에서 만나 결혼까지 한 해병 부부 장현섭 하사(22)와 홍수빈 하사(23), 백령도에 배치받아 각각 다른 부대에서 근무하는 쌍둥이 서현규·민규 일병(21)도 있다.

이 가운데 1985년 백령도에 처음 근무한 후 올해로 4번째 백령도에서 근무 중인 유귀 원사는 백령도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도 하고 아들 유홍기 하사를 낳았다. 이 부자에게 백령도는 가족의 탄생지이자 제2의 고향인 셈이다.

4대 독자인 유홍기 하사는 백령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병대 입대 이후 백령도에 자원 근무해 '백령 해병'의 명맥을 잇고 있다.

유 원사는 "아들이 자랑스러운 부사관으로서 조직에 필요한 존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아들 유 하사는 "선배로서 엄하고 부친으로서는 다정한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근무에 더욱 매진하게 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백령도 항공부대에서 정비소대장으로 근무하는 김찬수 육군 준위와 해병대 제6여단 근무중대의 김은혜 하사는 부녀지간이다. 부녀는 비록 다른 군복을 입었지만 서북도서 절대사수의 임무를 부여받고 백령도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김 하사는 어려서부터 군복을 입은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면서 지난해 해병대에 지원했다. 부사관 필기시험을 육군과 해군에 동시에 합격했지만, 아버지에게 믿음직한 딸임을 증명하기 위해 해병대에 지원했다고 한다.

김 준위는 "처음에 해병대에 지원한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대견하다"면서 "요즘 아내가 나보다 딸의 군 생활에만 더 관심을 둬 가끔 질투도 난다"라고 말했다.

김 하사는 "서북도서의 하늘은 아버지가, 서북도서 땅은 내가 지킨다는 자부심이 있다"면서 "여군이 아닌 해병대 일원으로서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근무에 임하고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장현섭 하사와 홍수빈 하사는 지난달 결혼한 신혼부부다.

부부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다 보니 함께 출근하고, 대화도 더욱 자주 하게 된다"면서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그리고 배우자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가 아들과 딸을 낳더라도 해병대에 입대시킬 것"이라며 "해병대에서 배운 끈끈한 정과 의리, 매력을 온 가족이 함께 누릴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서현규(형)·서민규 일병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로 지금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신병훈련 기간에는 너무 닮은 외모 때문에 동료들이 야간근무를 위해 엉뚱한 형제를 깨우는 일이 많았고 이름을 혼동해서 부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서현규 일병은 "해병대 쌍둥이가 백령도에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며 "형제이자 동기생, 전우로서 서로에게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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