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분양형 호텔 급증…숙박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편집부 / 2015-05-07 17:25:24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보고서 "제도 개선 및 투자 관행 변화 필요"

제주에 분양형 호텔 급증…숙박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보고서 "제도 개선 및 투자 관행 변화 필요"



(제주=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 최근 제주도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분양형 호텔이 지역 숙박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경제보고서를 보면 제주도에는 2013년 이후 분양형 호텔이 급증, 올해 4월 말 현재 영업 중인 2곳을 포함해 모두 32곳이 객실 8천615개를 분양했거나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객실 기준으로 서울이나 인천 지역의 분양형 호텔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전국의 약 35%에 달하는 수준이다.

제주에 분양형 호텔이 몰리는 배경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모두 큰 폭으로 늘고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중저가 호텔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부동산 투자수요가 증가하고 분양형 호텔이 오피스텔 임대업을 대체하는 사업으로 부각된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주지역의 분양형 호텔 급증은 숙박시설의 공급과잉을 가져옴으로써 숙박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는 2015년 이후 관광객 증가율이 점차 둔화하면서 객실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 2018년에는 6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관광객들이 신축호텔을 선호함에 따라 기존 숙박업소들이 분양형 호텔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분양형 호텔 투자자의 투자수익 저하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은이 분양형 호텔 투자에 대한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객실 가동률에 따른 투자수익을 시험적으로 계산한 결과 가동률 65%에서는 수익률이 5.1%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시행사들이 제시하는 확정 수익률(10∼12%)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이에 따라 분양형 호텔이 제주도와 개인 투자자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장기적인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및 투자 관행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련 부처에는 분양형 호텔에 대한 등급심사 및 개보수 비용충당 의무화를 비롯해 객실 분양계약 체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시행사나 운영사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주문했다.

투자자에게는 단순히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하고 투자하기보다는 입지, 운영사의 능력, 장기 전략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장기적 시각에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분양형 호텔이란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분양 및 구분 등기를 통해 객실별로 소유권을 부여하는 형태의 호텔이다. 취사시설을 갖추면 '레지던스 호텔', 취사시설이 없으면 '비즈니스 호텔'로 부른다.

준공 후에는 전문운영사에 호텔의 운영·관리를 위탁하고 운영을 통해 발생한 수익 일부를 배분받는 수익형 부동산의 일종이다. 보통 1∼2년에서 최고 10년까지 분양 때 약속한 확정 수익률을 지급하고 약정 기간 이후에는 영업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수익률을 조정한다.

도내 분양형 호텔의 주요 투자자는 서울 강남과 수도권 신도시 거주자로 연령은 50대가 주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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