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막화한 바다 살리자"…바다식목일에 해조류 심는다
(세종=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바닷속이 하얗게 변하고 있다. 백화(白化) 또는 갯녹음 현상이라고도 한다.
바닷속 암반에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 조류가 달라붙어 암반 그 자체가 흰색으로 변한다. 수산자원이 자연스레 줄고 바다 속이 사막화한다.
7일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처음 갯녹음 현상은 1992년 제주 해역에서 발견됐다.
1996년 경북 연안으로 퍼졌고 최근 몇 년 새 남해와 서해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갯녹음 발생 면적은 2004년 7천㏊에서 2014년엔 1만9천㏊로 넓어졌다.
갯녹음으로 사라져가는 해조류는 해양 생물과 인간 모두에게 유용하다. 무엇보다 해조류가 없어지면 바닷속 생물이 살 곳을 잃는다.
해조류는 고단백 저열량인데다가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풍부해 인간에겐 포기할 수 없는 '웰빙 식품'이기도 하다.
해조류는 수중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효율성이 우수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해조류는 바이오에탄올 등 청정 바이오에너지 생산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바닷속 사막화는 심각한 경고음이다. 크게 훼손된 바닷속 생태계 복원이 절실한 이유다. 바다 식목일을 지정해 바다 숲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건 바로 이런 배경에서다.
우리나라는 2009년 본격적인 바다 숲 조성에 착수, 지난해까지 전국 연안에 5천908㏊를 만들었다. 2030년까지 총 5만4천㏊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은 바다 숲 조성 면적보다 새로 생기는 갯녹음 면적이 넓다. 연간 갯녹음 발생 면적은 1천200㏊에 달하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바다 숲 조성면적은 985㏊에 그친다.
그럼에도, 바다숲 조성으로 연안 생태환경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해조류와 출현 종수가 2013년 24종에서 지난해 43종으로, 생체량은 1천449g에서 1천516g으로 늘었다.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매년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정했다. 산과 들에 나무를 심듯 바닷속에 해조류를 심는 날이다.
바닷속 생태계의 중요성과 갯녹음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려는 취지에서 바다 식목일을 국가 기념일로 제정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바다를 더 풍요롭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도록 바다 숲 조성에 전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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