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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AP/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
<동북아 외교전쟁> ⑤중국, 미일 '협공' 전방위 돌파
원칙적이면서도 유연한 전략 구사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은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치열한 외교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국과 일본의 '협공'을 다각적이며 전방위적으로 돌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공식 방문을 계기로 미일 행동반경의 세계화와 대중국 억지력 강화를 핵심으로 한 새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합의하는 등 미일 동맹을 격상시켰다.
미국으로서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통해 '굴기'(堀起.우뚝 섬)하는 중국을 견제하면서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인 것이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영유권과 과거사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일본으로서도 자위대의 행동반경을 넓혀 대중 견제의 수위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후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의 외교기조인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탈피해 주도적이고 전방위적인 외교전략을 구사해 왔다.
여기에는 군사력과 안보, 외교력 강화를 통한 적극적인 국익 수호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과 일본의 동시 견제에 맞서 중국은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에서의 군사력 강화를 포함해 원칙적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겅옌성(耿雁生)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미일 가이드라인 합의에 대해 "우리는 관련 국가가 중국과 주변국의 영토주권, 해양권익 갈등에 참견하는 것을 반대한다"면서 "그 누구도 정당한 권익을 지키려는 우리의 결심과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원칙적으로는 단호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유연하면서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대외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을 통해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고 상호 존중하는 '윈-윈' 관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중미 신형대국 관계' 구축에 공을 들였다.
미중 양국은 그럼에도 2013년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 이후동·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이버 해킹, 환율, 아시아 재균형을 통한 미국의 대중 견제 등을 둘러싸고 상당한 갈등을 빚어왔다.
중국은 한중관계를 중시하면서도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강하게 우려하는 것도 미국의 대중 견제와 한반도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갈등이 불거질 때 미국을 비판하는 수위는 높였지만, 미국과의 정면 충돌은 피하면서 관계 유지에 여전히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장기적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전략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본격화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미국의 우방을 비롯한 57개국을 가입시키는 성과도 냈다.
중국은 일본과의 갈등 현안이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시 주석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두번이나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관계 개선의 의지도 내비쳤다.
중국이 AIIB의 일본 가입 문제 등 필요한 현안은 논의하며 실익을 도모하겠다는 실용적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한미,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 한미일 3각 공조에 맞서 과거사 문제로 한일 간 간극을 벌여놓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와 신밀월기를 구가하며 미일 동맹에 맞서 중러 협력 강화 행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국은 자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는가 하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맞아 역사 공조도 강화하고 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러 관계의 전략적 강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필연적인 것으로 군사, 경제 등 여러 영역을 포함한다"며면서도 양국 협력이 미국을 겨냥하는 의도가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강화되는 가운데 전통적 특수 관계인 북한과의 냉랭했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대북 영향력 유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같은 행보를 두고 중국이 북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미일 동맹 강화와 한미일 3각공조에 대응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지역은 물론 파키스탄과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제3세계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는 등 '우군'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이같은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인훙 교수는 "중국이 지속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적극적인 외교전을 전개해 가능한 많은 '친구'를 확보하고 미국과 일본이 가능한 한 많은 '친구'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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