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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 기조연설 (서울=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역사의 종언'의 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통일연구원에서 열린 '2015년 제5회 샤이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5.5.6 conanys@yna.co.kr |
후쿠야마 "남북 신뢰 구축, 교류 확대로만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역사의 종말' 저자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6일 "남북관계에서 신뢰 구축은 오로지 교류 확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날 오후 통일연구원(최진욱 원장)이 서울 서초구 청사에서 '한반도 통일의 비전: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신뢰'를 주제로 개최한 '제5회 샤이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거시적 접근보다는 미시적 접근이 신뢰 구축에 더 유리하다"며 "남북 당국간 신뢰가 불가능하다면 주민들간 신뢰 구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동독 사람들이 언론이나 여행 등을 통해 서독 사람들과 교류한 것이 독일 통일에 역할을 했듯 남한도 주민간 교류로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반면 "남북이 다른 생활방식으로 이질화가 심해졌고, 북한이 중국식 모델을 따르거나 한국식 제도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없다"며 생물학적 혈연관계나 공유된 문화적 가치, 정치 제도는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고 봤다.
후쿠야마 교수는 다만 "신뢰는 상대방 선의에 의지하면 안 된다"며 "상대방이 언제나 자신들의 이익에 충실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엘리트들이 자신이 부패했고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변화가 시작되겠지만,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지 못하면 대규모 개혁에 주저할 것"이라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남한의 대규모 지원이 북한의 도발로 되돌아오면서 신뢰가 축적되기는커녕 한국 사회에서 냉소주의만 키웠다"며 "북한이 신뢰할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경험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신뢰는 모든 형태의 협력에 중요하다"면서도 "신뢰 자체가 미덕은 아니며 사기꾼이나 거짓말쟁이를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편 "북한 정권이 버텨온 것은 사실 중국 덕분"이라며 따라서 "중국과 신뢰 구축으로 통일 한국이 중국에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19명의 국내 남북문제 전문가가 통일 과정 및 비전을 주제로 토론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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