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체 텔로미어 급속히 짧아지면 암 예고 신호"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인 텔로미어의 길이가 급속히 짧아지면 장차 암이 발생한다는 예고신호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수 허우리팡 박사가 암이 없는 남녀 약800명을 대상으로 13년에 걸쳐 텔로미어의 길이를 추적하면서 암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5일 보도했다.
조사 기간에 모두 135명이 각종 암 진단을 받았다.
허우 박사는 암 진단에 훨씬 앞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급속하게 짧아지기 시작해 암 진단 3~4년 전에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게 멈춰 버린다고 밝혔다.
암 진단 3~4년 전부터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으나 아마도 진단되기 전의 암 세포가 자신의 증식을 위해 염색체를 '납치'해 텔로미어가 더 이상 짧아지지 못하게 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허우 박사는 설명했다.
그 이전까지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급격히 짧아졌으며 그 속도는 15년 더 나이를 먹은 사람의 텔로미어 길이와 같을 정도였다고 그는 밝혔다.
텔로미어의 이러한 특이한 패턴이 왜 일어나는지 규명할 수 있다면 이를 암을 예고하는 생물표지로 이용해 암을 발생 오래전에 포착하는 것은 물론 이를 차단하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텔로미어란 구두끈 끝을 풀어지지 않도록 플라스틱으로 싸매는 것처럼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어지지 않게 보호하는 부분이다.
이 말단부는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점점 풀리면서 그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며 그에 따라 세포는 점차 노화돼 죽게 된다.
이 연구결과는 이바이오 메디신(EBio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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