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美 국무 케냐 방문…케냐타 대통령과 양자 회담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하고 지역안보 등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더 스탠더드 인터넷판 등 케냐 현지 언론매체가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오전 지난 1998년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해 213명의 인명이 희생된 수도 나이로비 미 대사관 차량폭탄 테러 장소를 방문해 희생자들의 유족을 위로하고 테러에 대한 양국 국민의 단합을 촉구했다.
장관은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기념비에 헌화하고서 "케냐 국민에게 두려움을 심어주고 미국을 케냐로부터 갈라놓으려던 테러리스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좌절됐다"라며 "테러로 건물을 폭파하고 인명을 앗아갈 순 있으나 인생의 가치를 앗아갈 순 없을 것"이라며 양국 국민이 단결하여 테러세력에 맞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알카에다와 알샤바브, 보코하람은 과거 이야기이며 그들에게 미래는 없다. 테러는 항상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냐 대통령 궁에서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는 동아프리카 안보위협에 대한 대책과 양국 간 투자, 무역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으며, 오는 7월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대해서도 협의가 이루어졌다고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배석자 없이 독대로 이루어진 마지막 30분간의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된 내용이 없으나 케리 장관은 회담 후 "좋은 대화를 가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미국 관리는 케리 장관이 회담에서 북부 다다브 난민촌을 폐쇄하기로 한 케냐 정부의 최근 결정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케냐 정부는 지난달 초 인근 가리사 대학에서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테러로 148명이 사망하자 난민촌이 테러세력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유엔에 3개월 안에 캠프를 폐쇄하라고 주문했다.
유엔은 공식 등록된 난민만 33만 5천 명에 이르는 다다브 난민촌을 폐쇄하고 이들을 소말리아로 돌려보내면 내전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난민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대규모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케리 장관은 5일 케냐를 떠나 북동부 아프리카 지부티를 거쳐 사우디아라비아와 프랑스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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