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러' 극우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들 입국 허용
입국 금지 방침 철회…"10여명 회원 뮌헨으로 이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독일 당국이 당초 입국 거부 입장을 밝혔던 러시아 극우 성향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들의 입국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밤의 늑대들'로 불리는 러시아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들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맞아 전쟁 당시 소련군이 동유럽으로 진군해 독일에 닿은 경로를 따라가며 자국 전몰 군인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동호회는 4일(모스크바 시간) 자체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독일 경찰이 자국으로 입국한 회원들을 붙잡아 오랫동안 검문했지만 일단 풀어줬다며 그 뒤 행렬을 따라 이동하며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호회 회원들은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독일 뮌헨으로 들어가다 국경 검문소에서 약 2시간에 걸쳐 검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당국은 그러나 이들의 입국을 금지하지는 않고 검문 뒤 여권 등의 서류를 돌려줬다고 동호회는 소개했다.
동호회는 몇 명의 회원들이 독일로 입국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독일 경찰은 약 10명의 회원이 자국 영토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회원들은 뮌헨에서 약 15km 떨어진 다하우 마을에 있는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원들은 이어 뮌헨과 체코 프라하를 거쳐 독일 베를린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지난달 25일 모스크바를 출발한 밤의 늑대들 소속 회원들은 몇 개 그룹으로 나뉘어 유럽을 횡단한 뒤 승전 기념일인 오는 9일 베를린에 도착할 계획이다.
독일 외무부와 내무부는 앞서 지난달 밤의 늑대들 회원들이 오토바이 횡단 행사를 하면서 독일 내에서 공공질서와 안전을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입국 금지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독일 외무부는 실제로 일부 회원들에게 발급했던 비자를 취소하기도 했다.
폴란드는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통해 자국으로 들어오려던 동호회 회원들의 입국을 막았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가 폴란드 외무부에 항의하는 등 외교적 갈등이 불거졌다.
유럽 국가들이 동호회 회원들의 입국을 문제 삼는 것은 이들의 극우성향 때문이다.
지난 1980년대 말 조직돼 약 5천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밤의 늑대들'은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숭배하고 러시아 민족주의를 주창하는 등 극우적 성향을 보여왔다.
지난해 8월엔 크림반도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서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일부 회원들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싸우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진영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동호회 회원들이 우크라이나 반군 진영에 가담하고 있다는 이유로 동호회를 제재 목록에 포함시켰고, 캐나다는 회장 알렉산드르 잘도스타노프를 제제 목록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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