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 "꼭 쓰고 싶던 사랑 이야기…간절함으로 썼다"

편집부 / 2015-05-04 14:55:45
7년 10개월만에 새 장편 '단 한 번의 사랑' 출간
△ 새 장편 '단 한 번의 사랑' 출간한 소설가 김홍신 (서울=연합뉴스) 소설가 김홍신이 대하소설 '대발해'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사랑 이야기를 다룬 새 장편 '단 한 번의 사랑'을 펴냈다.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홍신이 신간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5.4 << 해냄출판사 제공 >> photo@yna.co.kr

김홍신 "꼭 쓰고 싶던 사랑 이야기…간절함으로 썼다"

7년 10개월만에 새 장편 '단 한 번의 사랑' 출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소설가 김홍신이 2007년 대하소설 '대발해'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새 장편으로 돌아왔다.

새 장편 '단 한 번의 사랑'은 20대에 뜨거운 사랑을 한 이후 10여 년 만에 다시 만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작품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40대 유명 여배우 강시울이 돌연 재벌 2세 조진구와 이혼을 발표하고 첫사랑 홍시진과 함께 살고 싶다고 밝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강시울은 홍시진과 사랑을 다져나가던 20대 때 현재 남편의 협박과 감금 끝에 끌려가듯 결혼했다.

하지만 홍시진 곁에도 이미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서다정이 있다. 서다정 역시 사랑을 빼앗길 수 없다고 다짐한다.

갑자기 돌아온 첫사랑. 이에 얽힌 네 사람의 숨겨온 비밀이 하나 둘 드러나면서 소설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만난 김홍신 작가는 사랑 이야기를 쓰는 일은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염원이었다고 털어놨다.

"제 인생 후반부에 오다 보니 우리 언어 중에 가장 저한테 애절하게 떠오르는 낱말이 '사랑'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랑에 관한 소설을 그래서 쓰고 싶었어요."

'단 한 번의 사랑'은 김홍신의 대표작 '인간시장'이나 대하소설 '대발해'와 사뭇 다르다. 사회에 대한 비판보다는 TV 속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이미 소설의 드라마 각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랑 이야기를 쓰겠다는 소망을 숙제처럼 안고 있던 김홍신은 '대발해'의 무게에서 힘겹게 벗어나 새 소설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대발해'를 쓸 때 3년간 두문분출하고 매일 12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하루에 원고지 20매 이상을 써서 전부 1만2천장을 썼어요. 그때 제 관상이 바뀌었고 만년필을 쓰는 오른손에서 시작돼 목까지 마비가 됐죠. 글쓰기에 대한 심각한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그 이후 계속 수필과 시만 쓰다가 어느 날 '시작하자. 첫 문장만 쓰면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김홍신의 비판 의식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

작품 속에서 독립운동가 집안임을 이용해 이득을 취해 온 재벌 2세 조진구의 가족력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다. 국회의원 시절 국립현충원에 묻힌 가짜 독립유공자의 훈장을 치탈하고 현충원에서 묘를 옮기게 한 작가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담은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독립 유공자 후손의 삶이 박복합니다. 국가가 가난했기 때문에 이분들을 바라지해줄 수가 없었고 친일파 집안은 번성했고요. 이런 것들을 취재하면서 제가 갖고 있던 젊은 시절의 분노,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면서 견디기 어려웠던 갈등을 어딘가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김홍신은 2011년 3월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해 3년여가 지난 작년 9월에 탈고했다. 작품은 6개월간 수정을 거쳐 최근 출간됐다.

그렇게 쓰고 싶던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쉽게 쓰이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 간절하면 자기 표현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아주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다. 근사한 사랑을 하고 싶다'하는 장면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장면을 가면 딱 막혀요. 사람이 너무 간절하거나 애절하면 막막해진다는 느낌이 있어요."

등단 40년을 향해가는 김 작가는 앞으로도 집필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죽을 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할 때 저는 글쟁이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래야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가장 잘 산 사람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 대학교수, 시민운동, 이런저런 보직도 맡아봤는데 그것보다는 고통스럽지만 작가로서 죽는 것이 가장 제 인생을 잘 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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