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총선 공약 새긴 비석 공개
밀리밴드 당수 "승리땐 총리집무실 가까이 두고 매일 되새기겠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정당들이 선거철 내놓은 공약(公約)이 나중에 공약(空約)으로 드러나기가 일쑤다.
오는 7일 총선을 앞두고 집권 보수당과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영국 노동당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으려 공약을 돌에 새기는 이색 이벤트를 펼쳤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3일(현지시간) 노동당 공약들과 자신의 서명을 새긴 235cm 정도 높이의 석회암 비석을 공개했다고 현지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밀리밴드 당수는 선거에서 승리하면 "약속들을 지키는 의무를 되새길 수 있도록 매일 볼 수 있는" 다우닝가10(총리 집무실이 있는 거리)에 놓겠다고 약속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 인디펜던트 사진
노동당은 이 비석에서 '더 나은 계획'이라는 제목 아래 ▲강력한 경제 기반 ▲노동자 가정을 위한 삶의 질 향상 ▲환자들을 돌 볼 시간이 있는 국민건강보험(NHS) ▲이민자 통제 ▲다음 세대가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국가 ▲살 수 있는 집과 월세에 대한 조치 등의 문구들을 새겼다.
문구 내용이 선언적이어서 나중에 지키지 않더라도 논란은 있겠지만 빠져나갈 구멍은 있을 법하다.
노동당은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밀리밴드 당수는 "보수당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운영한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당수가 지난 총선 때 했던 등록금과 이민자 문제 등의 약속을 저버려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를 잠식시켰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보수당 소속 런던 시장인 보리스 존슨은 트위터에서 "미래의 고고학자들이 좋은 돌을 낭비한 이 비석을 당혹스러운 시선으로 응시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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