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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3일 울산시 남구 남산레포츠공원에 조성된 사계절 스케이트장 모습. 남구가 2011년 12월 개장한 이 스케이트장은 매년 이용객이 적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남구는 스케이트장을 철거하고 족구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2015.5.3 hkm@yna.co.kr |
'짓고 보자'…무분별 체육시설 잇단 철거 신세
울산남구, 스케이트장·서바이벌게임장 없애기로…"수요예측 실패"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시 남구지역에 설치된 이색 체육시설이 잇따라 철거되는 신세가 됐다.
저마다 개성 있는 레저활동을 내세우며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됐지만, 결국 시민으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수요 예측을 못 해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울산시 남구는 남산레포츠공원에 조성된 사계절 스케이트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족구장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를 위해 3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현재 공원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남구는 3억8천만원을 들여 2011년 12월 사계절 스케이트장을 개장했다.
얼음 대신 특수 플라스틱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이 시설은 계절에 상관없이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객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실제 빙판보다는 재미가 훨씬 떨어지는데다 스케이트장이 조성된 남산레포츠공원의 접근성이 나빠 이용객이 갈수록 줄었다.
스케이트장을 운영한 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이용객 수는 2012년 3천323명, 2013년 1천11명, 2014년 707명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2014년 하반기에는 이용객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로 있다가 올해는 아예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운영 수익도 2012년 826만원, 2013년 249만원, 2014년 80만원으로 연평균 운영비인 2천400만원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을 기록했다.
수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남구는 결국 이용객이 일정한 족구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선암호수공원에 있던 서바이벌게임장도 같은 이유 때문에 다른 시설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남구는 8억5천만원을 들여 2009년 6월 1만700㎡ 규모의 서바이벌게임장을 개장했다.
개장 초기에는 기업이나 단체를 중심으로 이용 수요가 제법 있었지만, 역시 적자 운영을 면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2012년에는 게임장을 잘라내 인공암벽장이 조성되는 바람에 규모가 절반으로 줄었고, 이후 방치되다가 최근에 시설이 모두 철거됐다.
남구는 이곳에 1억5천만원을 들여 잔디광장 형태의 피크닉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피크닉장은 이달 착공해 7월께 일반에 공개된다.
선암호수공원을 자주 찾는 정모(45)씨는 "아무도 찾는 사람 없이 방치된 서바이벌게임장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는데 늦게나마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바뀌는 것이 다행이다"면서 "(서바이벌게임장은)이색 레포츠를 내세웠지만, 결국은 이용 수요에 대한 고려 없이 볼거리 위주로 만들었다가 예산만 낭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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