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영장 기각에 뿔 난 검찰, 연일 법원 '압박'(종합)

편집부 / 2015-05-01 18:05:34
"유전 불구속" 언급 이어 과거 판결문까지 인용하며 공세
"2001년부터 거의 매년 바카라 도박"…영장심사에 공들여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장세주 영장 기각에 뿔 난 검찰, 연일 법원 '압박'(종합)

"유전 불구속" 언급 이어 과거 판결문까지 인용하며 공세

"2001년부터 거의 매년 바카라 도박"…영장심사에 공들여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최송아 기자 = 검찰이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을 향해 연일 포화를 날리고 있다. 영장 재청구 방침을 일찌감치 정해놓고는 두 번 연속 기각 결정을 받지 않으려고 법원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이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달 28일 "'유전 불구속, 무전 구속'이란 말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장 회장이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 심문) 직전 106억원을 회사에 변제한 점을 지나치게 감안한 결정 아니냐는 항의성 발언이었다.

검찰은 1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판결문까지 인용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서울고법은 작년 9월12일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기업가가 범행이 발각된 이후에 행한 피해 회복 조치에 양형상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도덕적 회의를 조장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업경영 정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빼돌린 돈을 갚았다고 처벌을 낮추면 안 된다는 근거를 든 것이다.

장 회장은 2004년에도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 채무를 갚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피해액 변제를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번 회삿돈 횡령 혐의가 그 직후인 2005년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10년 동안 회삿돈을 빼돌리다가 영장실질심사를 불과 5시간 앞두고 오로지 구치소 신세를 피할 목적으로 돈을 갚은 것 아니냐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이 연일 공세를 펴는 데는 단순히 영장 기각에 대한 반발보다는 일반적인 기업인 범죄에 비해 죄질이 더 나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장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고급 카지노 호텔에서 바카라 도박 판돈으로 쓴 800만달러(약 86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빼돌린 회삿돈으로 충당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국내에서 마련한 비자금 가운데 10여억원을 미국으로 나르려고 임직원들에게 여행자수표를 끊도록 한 사실도 확인했다. 배당금을 챙기기 위해 계열사들에 100억원대 이익배당을 포기하게 한 혐의도 있다.

부실계열사를 살리는 등 '경영상 필요성'이라는 해명이 자주 등장하는 기업범죄와 달리 오너 개인의 도박 판돈이나 재산 증식이 주된 목적이라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동국제강의 구조적 비리보다는 장 회장의 개인비리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다.

검찰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경우 증거인멸 시도가 계속돼 공소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장 회장이 참고인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임직원들에게 "2011년 이후 횡령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말라"거나 "나와 통화내역을 삭제하라"며 사전에 말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을 확보했다.

추가로 포착된 12억원대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는 동국제강 직원들이 인천제강소 전산관리 외주업체까지 동원해 무자료거래 흔적을 없앤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이 필요한 사유'로 증거인멸 우려를 강하게 제시할 방침이다.

검찰은 도박의 상습성을 놓고 법원과 견해가 엇갈림에 따라 관련 판례도 수집해놓은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세무조사를 받은 2011년을 빼고는 2001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도박을 했고 본인도 시인했다. 바카라는 짧은 시간에 승패가 결정되고 중독성이 커 도박 전력이 없더라도 한번에 여러 날 도박한 경우 상습성을 인정한 판례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이날 7시간여 동안 다시 소환조사를 받았고 다음 주에는 영장실질심사 법정에 출석할 전망이다.

검찰이 추가 혐의를 수집해가면서 장 회장의 두번째 구속영장에 전력을 기울임에 따라 장 회장 측의 대응과 법원의 판단에 또다시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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