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IBM, 일본서 노인전용 앱 서비스 사업 시작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미국 애플과 IBM, 일본우정(日本郵政)이 손잡고 일본 노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3개사는 뉴욕에서 공동 설명회를 통해 일본 노인들의 일상생활, 가족들과 접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내용은 IBM이 노인 전용 앱을 개발해 아이패드에 장착하고 일본우정이 예금과 보험상품에 가입한 일본 노인들에게 이를 보급한다는 것이다. 전용 앱은 노인들의 약물복용과 운동, 다이어트와 관련돤 다양한 관리 장치를 담고 있으며 노인들의 편의를 위해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하고 텍스트의 크기를 키운 것이 특징이다.
일본우정은 올해 하반기에 시범 사업을 벌인 뒤 추후 65세 이상 노인 4백만∼5백만명에게 아이패드를 보급할 계획이며 2020년에는 그 대상을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우정은 아이패드를 대량으로 사들여 기존 노인 고객에게 무료 혹은 대당 1천엔(약9천원)의 사용료를 받는 식으로 공급키로 했다. 일본우정의 은행과 보험상품에 가입한 일본 노인은 3천300만명에 이른다.
애플과 IBM, 일본우정은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노령화가 상당히 진전된 국가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25%이며 향후 40년간 그 비율이 40%선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을 만큼 노령화가 심각한 국가다.
설명회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조만간 모든 국가들이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일본은 사실상 노인과 그들의 지혜를 공경하고 있다. 일본에서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쿡 CEO는 애플은 IBM과 협력해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우정과 같은 단일 파트너와 협력하기 보다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식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60세 이상 인구는 2013년 현재 8억4천100만명이지만 2050년에는 20억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이 유엔의 전망이다.
팀 쿡 애플 CEO은 애플이 이번 사업에 참여한 것은 사용자들이 심장박동과 체중 정보를 타인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헬스킷'처럼 최근 개발한 상품의 상당수가 건강 부문에 집중돼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다수의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인구의 노령화에 맞춰 각종 상품을 서둘러 개발하는 흐름에 애플이 편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력 상품 가운데 하나인 아이패드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애플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아이패드의 매출은 2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팀 쿡 본인이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010년 첫 선을 보일 당시만 해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아이패드가 요즘은 대형 화면을 갖춘 아이폰 6 플러스와 각종 스마트폰, 맥 PC에게 "먹히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아이패드는 전반적인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만은 이례적으로 순풍을 타고 있다. 아이패드는 애플의 제품군에 대한 수요가 강력한 중국에서도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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