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성칠 美국제한인식품주류상총연합회장
"모국기업 해외진출위해 3만 5천 회원사가 뜁니다"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북미주 지역 3만 5천여 개 회원사 매장에 불고기, 김치, 김, 라면, 스낵 등 한국 식품 코너가 있습니다. 이전에는 일본 식품이 차지하던 자리였죠."
허성칠(63) 국제한인식품주류상총연합회(KAGRO) 회장은 미국, 캐나다의 29개 지역협의회 내 회원 3만 5천여 명을 둔 북미주 최대의 한인 경제단체를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은 30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회원사 전체 매출이 연간 200억 달러로 미주 지역 식품·주류상의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인 10명 중 1명은 한인 마트에서 식품을 사고 있는 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28∼29일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 운영위원회 참가차 방한했다.
그는 "KAGRO는 2005년부터 한국 식품을 진열했고, 지금 매장에는 일본 식품은 몇 가지밖에 남아있지 않다"며 "김밥, 불고기 등 한국 식품이 일본 제품을 밀어내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KARGO는 전라남북도, 경상북도, 부산시, 포항시, 속초시 등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향토 음식의 해외 진출을 돕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식품 업계에 허 회장은 '한국 식품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KAGRO는 북미주 주류사회에 26년 동안 비즈니스를 펼쳐온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며 "한국의 중소 식품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으니 부담없이 문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태양초로 만든 고추장을 매장에 진열하면 현지인이 어떤 소스냐고 물어봅니다. 우리 회원사가 운영하는 매장이기 때문에 고추장을 유기농으로 만든 이유, 왜 건강에 좋은지, 어떤 음식과 궁합이 맞는지를 잘 설명할 수 있죠."
그는 발효 음식에 대한 긍지도 대단하다. "세계적인 추세가 웰빙인데 거기에 딱 들어맞는 것이 발효 음식이 많은 한식"이라며 "현지인 식탁에 오르려면 다양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단 기호식품이 되면 무한정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발효 음식의 성공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한국 식품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현지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 식품은 용기, 포장, 영문표기 등에서 국제 감각이 뒤처져 있습니다. 맛도 중요하지만 어떤 디자인을 사람들이 선호하고, 어떤 문구가 관심을 끄는지 공부가 필요합니다. 잘 모를 때는 현지에 정통한 KARGO에 문의를 해주세요."
KARGO는 지난 4월 21일 열린 총회에서 재외동포 간 경제교류 강화,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조력, 미주 내 스몰 비즈니스의 활성화 등을 2015년 역점 사업으로 정했다.
허 회장은 "한국 중소기업이 미국 진출 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모국 기업 미주시장 개척 지원단'을 발족할 계획"이라며 "업종별 현지 판매망을 구축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전했다.
KAGRO는 1989년 회원들이 상호 보완적 관계를 이루고 함께 성공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1992년 LA폭동을 계기로 지역 사회 공헌과 소통을 중시해 지역협의회별로 매년 백인, 흑인, 스패니쉬, 한인 중에서 고르게 장학생을 10∼20명씩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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