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볼티모어 사태에 목소리…'지뢰 밟을까' 조심(종합)

편집부 / 2015-04-30 10:09:32
오바마 "전에도 많이 본 영화"…폭동에 비판 입장
△ "볼티모어 경찰 폭력 종식하라" (볼티모어 AP=연합뉴스)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대응을 규탄하는 미국 볼티모어 소요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29일(현지시간) 시위자들이 구금과정에서 숨진 프레디 그레이 사건에 대해 추가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대선주자들,볼티모어 사태에 목소리…'지뢰 밟을까' 조심(종합)

오바마 "전에도 많이 본 영화"…폭동에 비판 입장



(뉴욕·서울=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강건택 기자 = 흑인 용의자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볼티모어 소요사태를 놓고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도전할 예정인 대권주자들이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 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이번 사태는 인종 차별 등의 민감한 이슈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대권을 노리는 유력 인사들에게 자칫 '정치적 지뢰밭'이 될 수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은 분석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최근 경찰의 과잉 대응에 따른 비무장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역들을 열거하면서 "어머니, 할머니로서 뿐 아니라 시민이자 인간으로서 이들 젊은이와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애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유권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 주력해 온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선언 후 정식으로 정치 연설을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힐러리 전 장관은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면서도 150만명의 흑인이 옥살이나 이른 사망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통계를 언급하며 "(흑인) 대량 투옥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모든 경찰관에게 '보디캠(경관의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을 지급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 힐러리 전 장관은 "우리 사법시스템에 존재하는 불평등이 미국의 미래 비전을 갉아먹고 있다"면서 "균형을 잃은 사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으로 볼티모어 시장 출신인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유럽 방문 일정을 중단하고 시위 현장을 찾아 "흑인과 백인이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가야 한다"며 "우리가 참지 말아야 할 것은 경찰의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이번 사태는 당신의 잘못"이라고 일갈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공화당 잠룡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인종차별과 경찰 대응의 문제보다는 상대적으로 법질서와 가정 확립에 무게를 실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푸에르토리코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법 규정과 집행에 대한 헌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가족 구조의 붕괴, 아버지의 부재, 사회적 도덕의 부족이지 인종적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폴 의원은 과거 기차를 타고 볼티모어 시내를 지날 때 공포를 느낀 적이 있다며 "기차가 멈추지 않아서 기뻤다"고 부적절한 농담을 하기도 했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보수 논객인 벤 카슨은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대를 겨냥해 "무책임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면서 "가정의 어른들이 자녀를 컨트롤하고 그들이 거리의 선동가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마를 고려 중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의 위대한 '흑인 대통령(African American president)'은 즐겁게 볼티모어를 파괴 중인 폭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 "폭동은 답이 될 수가 없다"고 했고,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트위터에 "볼티모어에 평화가 복구되기를 우리 모두 기도하자"고 적었다.

그러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과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볼티모어 사태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라디오 프로그램 '더 스티브 하비 모닝쇼'를 통해 "볼티모어와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시카고는 다르지 않다. 이런 영화를 전에도 수없이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라디오에서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강도높게 비판하면서도 볼티모어를 조만간 직접 방문할 생각은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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