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케이티 조동현 감독 "벌써 잠이 안 와요"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부산 케이티는 이달 초 파격적으로 감독 선임을 했다.
아직 만 나이로 40세도 되지 않은 조동현(39) 울산 모비스 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전임 사령탑이던 전창진(52) 감독이 워낙 베테랑 지도자였기 때문에 더욱 대비가 되기도 했지만 '30대 감독'의 등장은 다음 시즌 프로농구에 신선한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전용 연습장에서 선수들의 개인 훈련 지도를 일찌감치 시작한 조 감독은 "내가 보기와는 달리 굉장히 예민한 편이어서 사실 벌써 밤에 잠이 잘 안 온다"고 감독 데뷔 시즌을 앞둔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케이티에서 선수로 활약한 송영진(37)을 코치로 선임했다. 감독과 코치가 모두 10개 구단 통틀어 최연소일 정도로 '젊은 리더십'으로 팀을 끌어가게 된 셈이다.
조 감독은 "젊은 감독의 장점이 뭐가 있겠느냐"고 되물으며 "직접 코트에서 선수들과 몸을 부딪쳐가며 소통하고 팀의 변화를 만들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장 다음 시즌 목표를 "현실적으로 6강 진출"이라고 밝혔지만 그는 좀 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다.
조 감독은 "바로 이번 시즌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선수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송영진 코치를 은퇴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며 "리빌딩을 통해 팀의 체질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뜩이나 '초보 사령탑'인 그에게 유독 변수가 많은 올해 비시즌은 더욱 혼란스러운 면이 있다.
시즌 개막이 9월로 당겨질 가능성이 크고 외국인 선수 제도도 바뀐다. 또 프로-아마 최강전과 시즌 초와 겹치는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이 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조성민도 무릎 상태가 좋지 못해 비시즌에 몸만들기가 우선 과제"라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원래 케이티가 조직적인 움직임이 뛰어난 팀이었기 때문에 그런 강점을 이어가면서 수비 조직력을 강화하는 것이 첫해의 목표"라고 밝혔다.
역시 코치로 첫발을 내딛게 된 송영진 코치 역시 '젊은 코치'다운 열정을 불사르겠다고 다짐했다.
송 코치는 "선수를 더 해야 할지 고민이 컸지만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고 또 지도자에 대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결정을 내렸다"며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고 보여주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조 감독이 웃으며 "어쩌면 송 코치의 은퇴에 대한 고민은 내가 더 많이 했을지도 모른다"며 "송 코치의 포지션에 빈자리가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함께 채워가며 우승이라는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고양 오리온스 조상현 코치와 쌍둥이 형제로도 유명한 조 감독은 "서로 바빠서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못했다"며 "감독 선임되고 나서 '건강 잘 챙기라'는 축하 문자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건강을 챙기라는데 벌써 잠을 못 자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이번엔 송 코치가 "원래 선수 때부터 그랬다"며 "예민하고 꼼꼼한 걸로는 그때부터 유명했던 분"이라고 첫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대충 넘어가는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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