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부자동네타임즈 이여근기자]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이 서린 도심 속 '남의 땅'에서 1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이 5월 1일 개장 1주년을 맞는다.
주한 미군이 주둔하던 '하야리아캠프'가 2006년 8월 폐쇄된 뒤 한동안 삭막한 상태로 비어있던 도심 한가운데 드넓은 숲과 함께 각종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며진 부산시민공원은 개장 이후 하루 3만5천여 명이 찾을 만큼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정확히 지난 27일까지 1천960만200명이 다녀갔다.
특히 53만1천400여㎡에 달하는 부지에 조성된 5대 숲길을 비롯해 하늘빛 폭포와 잔디광장은 '시민 가까이에 있는 힐링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추억의 낭만 콘서트, 릴레이 콘서트 등 110여 차례의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이 이곳에서 열려 지역문화예술의 중심지 역할도 하고 있다.
생태체험교실, 공방 체험 프로그램과 공방 아트 페스티벌, 문화예술촌 입주 작가전, 부산 가족사랑축전 등 237개 시민 참여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13만2천여 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운영해 역사와 문화, 예술이 살아 숨 쉬고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명품공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부산시민공원이 개장 1년 만에 이런 성과를 이뤄낸 것은 민관협력 강화를 통한 이용객 중심의 운영에 있다.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은 개장 초기부터 민관 참여 공원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공원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결정했다.
민관 합동 공원 이용실태 모니터링, 민간전문단체 협업을 통한 시민참여채널, 시민 대상 '공원 프로그램 아이디어' 공모 등도 대표적인 시민 중심의 공연 운영 사례로 꼽힌다.
자원봉사캠프 등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도 공원의 성공적인 운영에 힘이 됐다.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은 올해는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 제공을 위한 예술시장 상설 운영, 국립부산국악원· 부산문화회관·부산문화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하고 풍성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호국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은 30일 "부산시민공원은 시민이 주인"이라며 "앞으로도 공원 조성 방향인 기억, 문화, 즐거움, 지연, 그리고 참여라는 주제를 구현하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부산의 심장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시민공원이 진정한 명품공원이 되려면 시설 개보수 등을 통해 부실시공 흔적을 빨리 지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부산시가 공원 운영과 관리 실태를 점검했더니 곳곳에서 부실 공사로 인한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배수설비 단면 부족, 침하, 체수(물 굄) 현상, 단절 등에 의한 배수불량구간 발생, 보도블록 부실 공사, 수목 고사, 와이파이 불통 등 명품공원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박 이사장은 "재정을 투입해 정비가 시급한 부분부터 우선 정비에 나서 완벽하게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민공원이 조성된 곳은 1910년 일제가 수탈해 경마장, 병참기지로 사용했고 광복 후에는 줄곧 미군이 '하야리아캠프'를 설치해 주둔하다가 2006년에 부대를 폐쇄하면서 우리 정부가 반환받았다.
부산시는 이 땅에 세계적인 명품 공원을 만들기로 하고 2011년 8월에 착공했고 6천670억원을 들여 지난해 5월에 개장했다.
한편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은 개장 1주년을 맞아 5월 1일 오후 7시 30분 공원 내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 기념식을 겸한 'KBS 열린음악회'를 연다.
또 개장 1주년 기념행사로 30일부터 5월 10일까지 공원 북문 옆 잔디광장에서 '2015 봄꽃 나들이'를 진행한다.
시와 공단은 이 행사를 위해 힐링 가든, 애니멀 가든, 패밀리 가든, 꿈나무 가든 등 12개 주제 대형 화단과 국내 최대 캐릭터 화단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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