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우호적인 윤상현 특사 면담 기피 가능성 높아
<김정은 방러 움직임> ②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되나
윤상현 특사-최룡해 등 북한 고위급 접촉 가능성 주목
북한, 비우호적인 윤상현 특사 면담 기피 가능성 높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다음달 초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러시아 방문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국제사회 데뷔 무대이자 북한이 추구하는 '정상국가화'와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얼어붙은 남북관계 해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은 30일 "러시아 방문이 성사된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국제외교무대에서 자신이 멋있는 지도자라는 점을 각인시키려고 할 것"이라며 "유엔에 가입한 국가로서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북한은 움크리고 있던 최고지도자의 국제무대 데뷔를 전후해 남북 긴장이나 군사적 도발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경색된 남북관계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기보다는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겠느냐"며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러가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대통령 정무특보이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인 윤상현 의원이 특사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북한 고위층과의 접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양 교수는 "윤상현 의원이 김정은 제1위원장과 조우할 수는 있겠지만 의미 있는 만남을 가질 가능성은 작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의 보좌진 중 수석급과는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때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리영길 군 총참모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등이 동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교수는 "윤상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제3국에서 북한의 최룡해 비서 정도의 고위급을 만나는 것도 국제사회에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북측에서 평소 북한 인권 문제 등에 관심을 보여온 윤상현 의원과의 접촉을 기피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 특사이기 때문에 누구든 만날 수 있지만 북측 인사와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때도 남북 접촉이 없었던 만큼 북한에서 남북 접촉을 안 하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지난 27일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지원을 허용한 것이나 김대중평화센터가 다음달 말을 목표로 추진하는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추진하는 것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이 여사는 방북 기간 김정은 제1위원장과 면담 시간을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여사 측이 북측과 사전협의를 거쳐 방북 신청을 하면 승인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 24일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FTX)인 독수리훈련(FE) 종료를 계기로 당국 간 대화채널 가동과 남북 민간 교류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통일부는 민간 차원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2일 대북지원 실적이 없는 단체도 인도적 대북지원사업을 할 수 있도록 '대북지원사업자' 자격 요건을 완화했다.
또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광복 70주년 남북 공동행사가 성사되려면 남북 당국 간 대화가 필수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을 밖으로 끌어내는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남북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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