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한국 구조대·NGO 본격 구호활동 나서
(카트만두=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5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난 네팔 대지진이 발생한 지 5일째 된 29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온 정부 구조대와 여러 민간 구호단체들이 본격적인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전날 오후 카트만두에 도착한 뒤 바로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15km 떨어진 박타푸르 지역으로 이동해 구호활동을 시작한 우리나라 긴급구호대(KDRT) 탐색구조팀10명은 이날도 같은 곳에서 건물 잔해를 치우며 생존자를 찾는 구조작업을 계속했다.
전날 오후 9시께 카트만두 시내 호텔도 돌아온 구호대는 이날 오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만든 한국-네팔 친선병원에 본부와 숙영지를 설치하고 구호장비를 옮겼다.
중앙119 구조본부 소속 이일 대장은 "어제는 붕괴된 건물이 덮은 길 아래에 두 모녀가 있다는 네팔 측 제보를 받아 바닥까지 팠는데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카트만두 외곽으로 갈수록 피해가 더 큰 데 많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다음달 1일께 의료팀과 탐색구조팀 30명을 추가로 파견할 예정이다.
그동안 꾸준히 네팔에서 지원활동을 해온 한국의 민간 구호단체들도 발 빠르게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17년전 네팔에서 빈민 지원을 시작한 구호단체 '기아대책'은 정부구조대보다 하루 앞선 27일 한국에서 온 긴급구호팀과 현지 선교사 등 6명으로 선발대를 구성해 구호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28일 카트만두에서 북동쪽으로 60여㎞ 떨어진 카브레 지역 시바가트 마을과 신두팔촉 지역 멜람치 마을 등을 돌며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소독약과 붕대 등 비상의약품을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박재범 기아대책 긴급구호팀장은 "시바가트 마을은 1천100가구 가운데 215가구가 집이 완전히 무너져 노숙 생활을 하고 있었다"며 "가장 시급한 비를 막을 천막과 식량, 방역장비를 추가로 확보해 29일 다시 마을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10년째 해마다 의료지원을 위해 네팔을 찾은 한국이주민건강협회와 명지병원 역시 의사 2명을 포함해 5명으로 긴급 재난의료지원팀을 구성해 27일 네팔에 들어왔다.
이들은 카트만두 시내 비르 병원 트라우마 센터 응급실 등에서 바로 부상자 진료에 나섰다.
의료팀으로 자원해 입국한 명지병원 응급의학과 차명일 교수는 "정전으로 응급실의 불이 나가는 바람에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부상자를 소독하기도 했다"며 "현지 의사들이 밀려드는 환자에 48시간 연속으로 진료하는 등 진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굿네이버스 등 여러 구호단체들도 카트만두보다 상황이 더 열악한 산간 마을을 찾아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네팔에 있는 한인교회와 선교사협의회 등 교민단체도 자체적인 모금을 통해 북부 트리슐리 지역 이재민들에게 구호 식품을 보내는 등 현지 이재민 돕기에 나섰다.
15년째 네팔에 거주한 문광진 선교사는 "그래도 교민들은 집이 부서지거나 하지는 않았으니 현지 주민들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큰 지원은 아니더라도 당장 물자가 필요한 곳에 이를 지원하면 한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교민들도 구호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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