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딛고 '나비화가' 꿈꾸는 수환이의 첫 개인전

편집부 / 2015-04-29 06:41:00
△ 발달장애 딛고 '나비화가' 꿈 키우는 김수환군 첫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발달장애를 딛고 '나비의 꿈'을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여는 김수환(18)군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 전시관에서 자신의 작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4.29 <<김수환군 제공>> dkkim@yna.co.kr

발달장애 딛고 '나비화가' 꿈꾸는 수환이의 첫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서적으로 불안했던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땐 무섭게 집중하면서 '예쁘다. 멋있다'를 연발하며 행복해합니다. 그림은 수환이의 삶 그 자체입니다."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 전시관에는 다채로운 색으로 치장한 나비 그림 20여점이 걸렸다.

발달장애를 가진 김수환(18)군의 첫 개인전이 열린 것.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김군이지만 자신이 생명을 불어넣은 화려한 나비들 사이에 앉아 밝은 얼굴로 관람객을 맞았다.

김군의 아버지 김호남(62)씨는 "수환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형편이 어렵고 미술학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미술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했다"며 10여년 전을 떠올렸다.

역설적이게도 김군 가족의 형편이 어려워져 월드비전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이 김군에게는 미술과 만나는 기회가 됐다.

중학교 1학년 때 장애인복지관 미술치료반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김군은 곧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어떤 이유에선지 나비에 '꽂힌' 김군은 나비 그림 그리기에 빠져들었다. 스케치북에 선을 긋고 색을 골라 쓱쓱 칠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금세 작품 하나가 '뚝딱' 탄생했다.

이런 김군의 재능은 세계예술치료협회(WATA)에도 알려져 인정받게 됐고, WATA는 김군을 전문 화가와 연결해 본격적으로 미술 교육을 받게 지원했다.

요즘도 매주 2번, 4시간씩 미술 수업을 받는 김군은 화장실 갈 생각도 하지 않고 그림에 몰두한다고 한다.

김씨는 "무엇보다도 수환이가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해한다"며 "그림을 배우며 집중력도 크게 좋아졌고 숨어 있던 사회성도 보이기 시작했다"고 대견해했다.

그러면서 "다섯 살 때 발달장애 판정을 받은 수환이는 자기 세계에 갇혀 세상과 소통하지 못했지만 그림을 만나면서 재능을 발휘하고 밝아진 것을 보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늘의 김군 뒤에는 아내인 오미례(57)씨의 헌신이 숨어 있다고 소개했다.

오씨는 김군에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엄격히 가르치며 홀로서기를 위한 기본을 가르쳤다.

김군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해 두 개의 개근상을 받은 것은 오씨의 헌신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김군은 고등학교 개근상도 노리고 있다.

오씨는 "수환이의 꿈을 이뤄주려면 미술 지도를 계속 받는 게 절실한데 올해로 모든 지원이 끝나게 된다"면서 "수환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부모로서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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