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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에 답하는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가 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4.28 jjaeck9@yna.co.kr |
더든 美교수 "아베 '인신매매 책임자' 미언급 안타까워"(종합)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한국이든 일본이든 압박 생산적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최근 하버드대 강연에서 "누가 이와 같은 인신매매를 가했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고 28일 지적했다.
아베 총리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반대하는 미국 역사학자들의 집단 성명을 주도한 더든 교수는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가장 중요한 핵심 부분은 그냥 '가슴 아프다'는 게 아니라 국가의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개막한 아산정책연구원의 국제관계 포럼 '아산플래넘 2015' 참석차 방한했다.
더든 교수는 인신매매라는 용어가 "굉장히 논쟁적인 용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인신매매 또는 일본 군부대가 자행한 인신매매라고 표현할 경우 이는 법리적이고 실제 윤리적인 책임을 수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자행했는지에 대해 설명이 없으면 '누구나'가 될 수 있다"며 "누가 책임이 있는지, 누가 행위자인지를 우리가 잘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든 교수를 비롯한 미국 역사협회(AHA) 소속 역사학자 19명은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 역사교과서의 위안부 관련 기술이 잘못됐다는 아베 총리의 주장에 반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지난 2월 집단 성명을 발표했다.
더든 교수는 성명 발표 이후 위협적인 메일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며 "(일본군 위안부가) 이미 입증된 역사적 사건임에도 반발성 반응이 컸다는 게 놀라웠다"고 전했다.
그는 "저희 동료 중 몇 명이 반일세력으로 규정돼 그런 항의 메일(hate mail)을 받기도 했다"며 "과거로부터 배우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함이지 무기로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모든 학자가 일본이나 자민당에 반대하는 세력이 아니고 좌파 세력이 아니다"라며 "저희 동료는 굉장히 긴장하고 있다. 아베 총리를 캠퍼스에 환영해야 하는데 자유롭게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베 총리가 주창하는 '아름다운 일본'에 대해 "이 담론의 근본적 문제는 상당 부분이 역사적으로 거짓임이 증명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산 플래넘에 참석한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일 간 이견이 있겠지만 공통점에 중점을 두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일본에 충분히 압력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은 동맹국들, 한국이든 일본이든 압박을 가하는게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가 친구에게 압박을 하기보다 독려를 제안하는 것은 국제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인신매매' 발언과 관련해서는 "언어가 어떤 뉘앙스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과거에 대해 우리가 어떤 합의점을 이뤄 미래로 진전을 이룰수 있는지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29일(현지시간) 있을 아베 총리의 미국 의회 합동연설 및 8월 있을 종전 70년 담화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어떤 우려를 갖고 있는지 이해하고 이를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동을 취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역사를 잘못 사용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우려를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역사문제를 제기하며 정말 진정하게 해결을 원하는 나라가 있으며 한국이 거기 포함된다 생각한다. 그렇지않은 나라도 있다"며 "진정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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