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 기업과 돼지 사육 합작농장 운영 계획(종합)
"러시아 축산기업, 북한 사리원 돼지농장에 지사 설립"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이상현 기자 = 북한이 러시아 기업과 합작해 황해도 사리원에 돼지 사육 농장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27일(현지시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제7차 북-러 통상경제·과학기술협력 정부 간 위원회 결과를 설명하는 보도자료에서 양국 농업협력의 일환으로 황해도 사리원 돼지 농장에 러시아 농축산기업 '스파스키 베콘'의 북한 지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파스키 베콘은 러시아의 자사 공장에서 생산한 사료를 사리원 농장에 공급해 돼지를 기른 뒤 생산된 고기를 러시아 시장에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스키 베콘은 사업성이 좋으면 북한 내 다른 지역 농장과도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스파스키 베콘은 러시아 극동 연해주에서 곡물 재배, 사료 생산, 돼지 사육 등을 하는 중견 농축산 기업으로 연 3만 두의 돼지 사육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회사 사장 세르게이 데르카치는 그동안 북한 및 한국과의 농축산 협력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이와 관련 북한과 러시아는 이번 경제협력위에서 양국 간 농업 협력 확대를 위해 검역증명서 상호 인정에 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러시아 연방검역청과 북한 국가품질감독위원회 사이에 러시아 당국이 발급한 자국산 동물 및 동물 제품 등에 대한 16가지 검역증명서를 북한이 인정하는 협정이 체결됐다.
소고기, 살아있는 돼지 및 돼지고기, 살아있는 가금류(닭) 및 가금류 고기, 양고기, 어류, 사료, 우유 등이 대상 품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품목들은 러시아 당국이 발급한 검역증명서만 있으면 북한 당국의 추가 검역 없이 북한으로 수출할 수 있게됐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돼지고기, 가금류 고기 수입을 희망하고 있으며 조만간 러시아 연방검역청에 해당 요청을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나아가 북한 당국이 발급한 검역증명서를 러시아가 인정하는 절차도 밟을 계획이다.
양국의 검역증명서 상호 인정이 이루어지면 농축산물 교역이 한층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올 연말까지 러시아로부터 밀 5만t을 장기 저리 차관 형식으로 제공받으려 했으나 지불 능력 문제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러 간 경제협력 확대에서 북한의 지불능력 등 약속 이행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조짐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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