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키프로스 대통령 당선자, '후견국' 터키 대통령과 설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북키프로스의 무스타파 아큰즈 대통령 당선자가 후견국인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다고 터키 도안 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소속으로 출마한 좌파 성향의 아큰즈 당선자는 전날 대선에서 승리하고 터키와 북키프로스의 관계가 "부모와 자식 간 관계가 아니라 형제나 자매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방송으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아큰즈 당선자의 이런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터키군이 북키프로스에서 희생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 아큰즈 당선자를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로서는 북키프로스는 우리 자식이다"라며 "우리는 어머니가 자식을 돌보는 방식대로 계속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큰즈 당선자는 CNN튜르크와 인터뷰 도중 에르도안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나서 "터키는 자식이 커가는 것을 원치 않는가. 우리는 계속 아기로 남아 있어야 하나"라고 반발했다.
그는 터키와 긴장이 아닌 "건강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며 관계 재정립을 주장하다가 에르도안 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아야 한다며 인터뷰를 중단했다.
키프로스는 1963년 그리스계와 터키계 주민 사이에 무력충돌이 빚어져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보내 분리해서 관리하기 시작했으며, 1974년 7월 그리스계 장교들의 쿠데타가 일어나자 터키가 군대를 파견해 북부 지역을 점령한 이후 분단이 공고해졌다.
터키계인 북키프로스는 터키만 유일하게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있으며, 그리스계인 남키프로스는 단독으로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한편,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남키프로스 대통령은 "마침내 이 나라 통일의 희망이 높아졌다"며 아큰즈의 당선을 환영했다.
남북 키프로스 정상은 지난해 2월 통일협상을 2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통일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교착상태를 보이다 지난해 10월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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