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처참하게 무너진 건물 (서울=연합뉴스)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이 네팔 카투만두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사진을 27일 공개했다. 2015.4.27 << 기아대책 제공 >> photo@yna.co.kr |
<네팔 지진> "친척 6명이 죽었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
대구 네팔인 카말씨 "기도만 합니다"…모금 운동 잇따라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삼촌, 조카 등 친척 6명이 죽었어요. 전화 통화도 안 되고 답답해요.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기도만 합니다. 집에 가고 싶어요"
대구시 성서공단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근무하는 네팔인 카말(38)씨는 27일 눈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진이 나고 70세 아버지와 1분 정도 통화했다"며 "지진으로 삼촌 2명, 숙모, 조카 등 6명이 숨졌다고 전해 들은게 전부다"며 울먹였다.
이어 "건물이 흔들리자 아버지가 어머니와 밖으로 도망치며 식사하던 삼촌 가족에게 빨리 나가라고 소리 쳤는데 미처 못 빠져나왔다고 들었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전기도 물도 다 끊기고 공원에서 비를 맞으며 지낸다는데 시신조차 제대로 수습 못한 것 같다"며 "늙은 부모님을 보살펴 드리지 못해 그저 한국에서 기도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팔 신두팔촉 출신인 카말씨는 한국에 온 지 약 4년이 됐다.
왕복 비행기값 100만원이 부담돼 지금까지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지난해 딱 한번 네팔을 찾았다.
그동안 그는 월급 150만원에서 방값과 세금을 빼고 100만원을 매달 고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냈다.
카말씨는 "아내와 14살, 9살인 아이들은 신두팔촉이 아닌 수도 카트만두에 있다"며 "집이 다 무너지고 노숙을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연락이 안닿아 어찌 지내는지 가늠도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가고 싶어도 비행기가 없어서 못간다"며 "공장장이 걱정해주며 집에 다녀오라고 했지만 빨라도 8월에나 갈 수 있을거 같다. 기도해주세요"라고 했다.
대구에 사는 네팔인은 모두 640여명에 이른다.
대구지역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날 네팔인들을 위해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대구외국인력지원센터는 15개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원센터 강의실과 다문화카페에 모금함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 한 관계자는 "네팔인만 슬퍼하는게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 모두 말도 못하게 슬퍼한다"며 "모두 한국에 나와있는 같은 처지라서 서로 서로 도우려고 한다"고 했다.
이주연대회의도 지난 26일 오후 대구 중구 2·28 공원에서 반월당까지 행진을 하며 네팔 피해지역을 돕기 위해 모금 활동을 벌였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