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체첸 수장 "연방 경찰이라도 사살하라" 발언 논란

편집부 / 2015-04-24 19:19:49
체첸당국과 협의 안한 연방경찰에 분노…내무부 "용납 못할 발언" 격앙

러' 체첸 수장 "연방 경찰이라도 사살하라" 발언 논란

체첸당국과 협의 안한 연방경찰에 분노…내무부 "용납 못할 발언" 격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크렘린의 심복으로 통하는 남부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 람잔 카디로프와 연방 경찰 간 갈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러시아 연방 내무부(연방 경찰) 산하 남부 지역 경찰이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체첸 보안 당국의 참여없이 형사범 체포 작전을 벌인 데 대해 카디로프가 위험한 발언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

남부 스타브로폴 지역 경찰은 지난 19일 그로즈니에서 폭력 혐의 형사범으로 수배를 받고 있던 체첸인 사업가에 대한 체포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그를 살해했다. 이 사업가의 신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체첸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사로 알려졌다.

이 사건 이튿날 카디로프는 체첸 정부 보안기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사전 통보 없이 우리 땅에 모스크바 사람이든 스타브로폴 사람이든 누구든지 나타나면 총격을 가하라. 그들은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연방 보안기관원들이 사전 통보나 조율없이 체첸에서 작전을 벌이면 누구를 막론하고 사살하겠다는 경고였다.

지난 2007년 러시아 연방 내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반에 오른 카디로프는 연방 정부의 체첸 내 과격 이슬람 반군 소탕 작전을 적극 지원하면서 크렘린의 전폭적 신임을 받아오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그로즈니의 한 스타디움에 자신이 통제하는 약 2만명의 전투원들을 모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 서약 행사를 열었으며 뒤이어 1월엔 푸틴 대통령이 명령하면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반군 진영에 합류해 우크라 정부군을 상대로 싸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공로와 충성심을 인정받아 지난달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크렘린의 신임을 등에 업고 체첸 내 반대 세력을 납치·살해하는 등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카디로프의 발언은 도를 넘은 것이라며 연방 내무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내무부는 2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체첸 정부 수장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내무부의 반발로 논란이 확산하자 카디로프는 일단 자세를 낮췄다.

그는 이날 자신과 연방보안기관 간에 갈등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체첸 영토에서 작전하는 보안기관들이 체첸 당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지시가 아니라 연방 정부의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최고사령관(푸틴 대통령)의 보병일 뿐이다. 그의 명령이 내리면 100% 수행한다. 물러나라면 물러날 것이며 죽어야 한다면 그럴 각오도 돼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푸틴 대통령의 충복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내무부와의 갈등을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내에선 카디로프의 오만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크렘린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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