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사오치 딸 "문혁은 시대가 빚은 비극…원한은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류사오치(劉少奇·1898~1969) 전 중국 국가주석은 문화대혁명(1966∼1976)에 의해 희생된 가장 대표적인 중국의 정치 지도자로 꼽힌다.
류사오치의 존재와 개혁사상이 자신의 권력 유지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마오쩌둥(毛澤東)은 문혁 기간에 그를 '중국의 흐루쇼프', 주자파(走資派·자본주의 추종 세력) 등으로 몰아 제거했다.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책사 출신으로 미국에 망명한 옌자치(嚴家其)는 저서 '문혁 10년사'에서 감금 중 반신불수가 된 류사오치가 6개월간 침상에 묶여 있다 사망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류사오치의 두 아들 류윈빈(劉允斌)과 류윈뤄(劉允若)도 문혁기간 중 당한 고통의 여파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당시 네이멍구(內蒙古)에서 근무 중이던 딸 류아이친(劉愛琴·88)도 홍위병으로부터 모진 구타를 당했다.
류아이친은 최근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첫 남편으로부터 이혼당한 상태에서 어린 세 자식을 돌볼 수도 없는"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다며 당시의 고통을 회고했다.
또 자신이 그냥 류샤오치의 가정이 아닌 보통의 일반가정에서 태어났다면 그런 고생과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많이 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류아이친은 그러나 "(문혁 때 당한 고통에) 원한이 없느냐"는 물음에는 "누구에게 원한이 있겠느냐? 그건 시대가 빚은 비극으로 오래 전에 마음이 담담해졌다"고 대답했다.
또 수년 전 네이멍구를 찾아 문혁 기간에 자신을 심문하고 조사했던 사람과 함께 같이 밥을 먹기도 했다며 마음 속에는 이미 어떤 원한도 없다고 덧붙였다.
류사오치는 문혁이 끝난 뒤인 1980년 공식 복권됐다.
류아이친은 "자손들이 정치를 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정치에서 멀리 떠나 평범한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측 전투에 참전하기도 했던 류아이친은 최근 주중 러시아 대사관이 개최한 '1941~1945년 위대한 국가수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서 훈장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마오쩌둥의 딸 리민(李敏)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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