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그랜드바자르 재개발 논란…상인들 강제퇴거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 이스탄불의 명물인 '그랜드바자르'가 재개발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고 터키 일간 사바흐와 휴리예트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탄불 파티흐 구청은 그랜드바자르 내 산달베데스텐 구역을 재개발한다며 이 구역 80개 점포의 세입자들에게 퇴거하라고 통보했다.
행정기관인 재단관리청이 소유한 이 점포들의 세입자들은 지난 20여년 동안 장기 계약을 체결해 영업하고 있었는데 재개발 비용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고 임차료를 대폭 인상해 입찰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세입자들은 또 재단관리청과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했지만 임차료는 모두 냈다며 퇴거를 거부했다.
터키 소상공인협회 벤데비 팔란되켄 회장도 전날 성명에서 그랜드바자르 재개발 계획은 문화재를 말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지 언론들은 파티흐 구청이 그랜드바자르의 일부를 호텔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세입자들이 이 구역의 출입문을 닫고 점거 시위를 벌이자 전날 오후 경찰 시위진압대가 출동해 폭발물로 출입문을 부수고 최루탄을 쏘면서 이들을 강제 퇴거시켰다.
세입자인 에르만 입초 씨는 "출입문은 문화재라서 경찰이 폭약을 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폭약이 터지고 나서 우리는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15세기에 세워진 이 시장의 터키어 이름은 '지붕으로 덮인 시장'(covered market)이란 뜻의 '카팔르차르시'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지붕이 있는 시장이다.
출입구만 22개인 이 시장 안에는 60여개 골목에 점포 5천여곳이 있으며 하루 30만~40만명이 찾는 이스탄불의 대표적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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