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회복세, 내년 대선까지 지속될까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2016년 미국 대선에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최근 뚜렷해지고 있는 경기 회복이 선거 당일까지 지속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클린턴 캠프는 유권자 성향과 선거자금에 못지않게 미국 경제의 흐름을 여러모로 살펴보고 있을 공산이 크다. CNN머니는 이에 대해 미국 경제가 마침내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향후의 진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기 판단에 권위를 인정받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현재 71개월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이른바 대침체(Greate Reperession)가 2009년 6월 공식적으로 종료됐다는 것을 뜻한다.
당시는 제너럴 모터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오사마 빈 라덴은 생존해 있던 시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미국 경제의 평균적 팽창기는 58.4개월에 불과했다. 클린턴 대선 캠프로서는 차기 대선까지 89개월간 미국 경제의 팽창기가 지속돼야만 하는 것이다.
전례를 펴보면 미국 경제의 성장 사이클이 이처럼 오랜 기간 지속된 경우가 없지는 않았다. 빌 클린턴 전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의 경제 팽창을 구가했다.
이 시기에 미국 경제는 무려 120개월에 걸쳐 성장세가 지속됐다가 9.11 테러 직후에 꺾이기 시작했다.
레이건 대통령 집권기에는 성장세가 92개월 지속됐다. 햇수로 따지면 7년반에 해당한다.
최근 미국 경제의 상황은 비교적 양호해 보인다.
경제성장의 가장 폭넓은 지표인 국내총생산(GDP)은 2014년 4∼12월에 4%라는 견조한 성장률을 나타냈다. CNN/ORC의 여론 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민의 과반이 경제상황을 "다소 좋다"거나 "매우 좋다"고 응답했을 만큼 체감 경기는 호전된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가장 좋은 지표다. 올해의 출발은 이보다 좋지 못했지만 기상 악화에 따른 것으로, 하반기에서는 성장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보는 경제전문가들이 많다.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된다면 클린턴의 대권 도전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한 것도 경제 상황 탓이었다. 돌이켜보면 약한 경기 둔화였지만 당시 미국인들이 체감하는 정도는 그렇지 않았다.
클린턴의 대권 가도에 다행스러운 소식은 월 스트리트의 일부 현인들에게서 현재의 경제 회복이 사상 최장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모건 스탠리는 최근 미국 경제가 2020년까지 지속될 수도 있는 경제 팽창기의 중반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견해를 되풀이했다. 2020년 1월까지 경제 성장이 지속된다면 총 127개월이 돼 빌 클린턴 집권기의 기록을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소비자 신뢰도, 채무 수준 등 경제 요소들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경제 사이클의 정점을 가리키는 고용과 자본지출, 재고의 과잉 같은 부정적 조짐들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낙관론의 근거다.
모건 스탠리의 투자전략가들은 "경기 사이클은 나이가 많아서 죽지는 않는다. 과열 때문에 죽는 경향이 있다"고 표현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