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고 패고' 몸살앓는 화명생태공원 자전거 길

편집부 / 2015-04-22 15:42:18
이용객들 "위험해 보수 필요"…부산시 점검조차 않아
△ 부산 자전거길 '몸살'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22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에 조성된 자전거길 곳곳에 균열과 팬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2015.4.22 ready@yna.co.kr

'금가고 패고' 몸살앓는 화명생태공원 자전거 길

이용객들 "위험해 보수 필요"…부산시 점검조차 않아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낙동강변을 따라 지난 2012년에 조성된 화명생태공원 자전거 길 곳곳이 갈라지거나 움푹 패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22일 오전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국토종주' 글자가 쓰인 자전거 길의 진입로를 따라 몇 발짝 걷기 시작하자 도로 표면에 난 긴 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성인 남자가 양팔을 최대한 벌린 것보다도 긴 금들이 2∼3개가 이어졌고, 인근에서는 손가락 한 마디가 들어갈 정도 깊이 팬 흔적이 손바닥 크기로 여러 곳에 나 있었다.

몇발짝 더 떼자 자전거 도로 포장이 벗겨져 시멘트 바닥이 고스란히 노출된 구간이 발견됐고, 아예 포장이 되지 않은 구간도 보였다.

자전거 길을 따라 걸은 지 불과 500m 만에 17곳에서 도로 결함이 발견됐다.

바닥에 굵은 금이 간 곳이 9곳, 1㎝ 이상 팬 곳이 6곳, 도로포장이 벗겨진 1곳, 도로 공사가 덜 된 듯 1m가량 포장이 끊긴 곳 1곳 등이었다.

금이나 팬 곳을 보수한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자전거 애호가로 한 달에 3∼4차례 이곳으로 운동하러 나온다는 오현석(25) 씨는 "상태가 좋은 자전거 길도 많지만 화명생태공원 진입로를 포함해 몇몇 구간은 보수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팬 곳에서는 바퀴가 헛도는 현상이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화명생태공원에 있는 9㎞의 자전거 길은 지난 2012년 초에 완공된 것이다.

이 길은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부산 낙동강 을숙도부터 경북 안동댐까지 만든 389㎞의 자전거 종주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완공된 지 고작 3년밖에 되지 않은 도로인데 왜 이렇게 파손이 심한 걸까?

자전거길 관리책임이 있는 부산시는 낙동강 유역의 지반이 약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일반 도로에 비해 저예산으로 조성되는 자전거 도로의 특성상 일반 도로처럼 지하 깊이 고정하는 시설을 할 수 없어 연약 지반의 영향을 더 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생각하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연약지반 문제도 있지만 관리를 안 하는 것이 더 문제라는 것.

매일 자전거 길로 출퇴근하는 최성필(31) 씨는 "2년 전 첫 출근 때부터 있었던 팬 흔적들이 지금은 더 커진 채로 그대로 있다"면서 "1년에 한 번이라도 점검을 했다면 길은 지금보다 훨씬 좋은 상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관리기록을 요청하자 부산시는 '없다'고 답변을 해왔다.

정기적인 검사가 없어 현재 있는 도로 파손들이 언제부터 어떤 규모로 진행되는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만든 지 2년째가 될 때까지는 시공사의 하자 보수기간이어서 이따금 공무원들이 나가서 하자가 있는지 살폈는데 그 이후로는 정기 점검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민원이 있으면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점검을 하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